"대세를 잡으러 서울로 오게 됐다."
'차미네이터' 차두리(33·FC서울)는 27일 입단 기자회견에서 서울을 선택한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사실 소속팀 없이 방황하던 그가 서울에 입단한 진짜 이유는 최용수 서울 감독의 강력한 러브콜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단 기자회견에서 절친한 동생 정대세(29·수원)에 대한 질문이 끊이질 않자 농담조로 이렇게 답했다.
마침 정대세도 같은날 오전 서울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차두리와의 맞대결에 대해 소회를 밝힌 뒤였다. 정대세는 "때려서라도 상대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차두리는 친한 동생 정대세의 도발이 귀엽다는 듯 웃었다. 그렇지만 그라운드 안에서 '우정'은 잠시 접어 두겠다고 했다.
차두리는 "내가 대세한테 수원으로 가라고 강력하게 얘기 했다. 그 때는 제3자의 입장이었다. 대세의 선이 굵은 스타일이 수원과 잘 맞을 듯 했다. 하지만 내가 서울에 왔다. 지난해 서울이 수원전 성적에서 아쉬운 면이 있었다. 올해는 반드시 수원을 이길 수 있도록 일조하고 싶다. 친분이 두터운 대세지만 경기장에서는 대세를 압도해서 꼭 팀 승리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신경전도 이어졌다. 정대세가 이날 행사에서 "내가 문자 했는데 왜 답장을 안하냐"고 물었다는 얘기를 전해들었다. 차두리의 대답은 단호했다. "서울이 수원을 이길 때까지 계속 답장 안 할 것이다."
너무 각을 세웠는지, 차두리는 훈훈한 마무리를 시도했다. 네 살 아래의 K-리그 클래식 신인 정대세에게 덕담도 잊지 않았다. 그는 "운동자에서는 적이지만 사석에서는 친동생 같은 대세다. 쾰른에서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을 지켜봤다. 이제 한국에 왔으니 편안한 마음으로 가진 기량을 모두 보여줬으면 좋겠다. 축구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고 계속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며 동생을 챙겼다.
차두리와 정대세의 대결에 관해 '마케팅 측면이 너무 부각된다'는 우려의 시선에 대해 차두리는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마케팅 차원이 아니냐는 얘기는 어딜 가나 듣던 얘기다. 하지만 최용수 감독님이 나를 선수로 정말 원한다는 것을 느끼고 서울 입단을 결정했다. 중요한 것은 운동장에서 보여주는 플레이다. 다시 몸을 만들어서 한국 팬들앞에서 좋은 플레이를 하고 싶다. 대세와의 맞대결이 화제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런 얘기를 통해서 사람들이 축구에 관심을 갖고 운동장에 와주시면 한국 축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나 대세나 그런 부분에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고 본다."
구리=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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