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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든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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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라고 부르고 싶은 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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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의 립서비스가 계속 이어졌다. '서울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최대 강점은 굉장히 좋은 감독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서 나오는 용병술이 서울을 강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옆자리에 앉아있던 최 감독은 "푸하하"라며 크게 웃었다. 그러나 이어진 차두리의 진심에 웃음이 멈췄다. 차두리는 "사실은 K-리그 경기를 많이 보지 못했다. 강점을 정확히 말하기가 어렵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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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분위기는 한 질문을 기점으로 새국면을 맞이했다. '공격수 차두리'였다. 차두리는 '공격수로 나설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아주 단호하게 "생각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최 감독의 눈빛이 변했다. 갑자기 마이크를 잡더니 목소리를 높였다. 최 감독은 "두리가 자기 생각을 모두 말할 수 있는 것은 독일 문화 때문인 것 같다. 감독은 나다. 경기에 출전하고 싶어할 텐데 내가 골키퍼 빼고 전 포지션에 투입하면 다 해야 할 것"이라며 엄포를 놓았다.
기자회견의 또 다른 주제는 정대세였다. 정대세와 차두리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최 감독은 심기가 불편했다. 다른 주제의 질문이 나오자 "또 정대세 질문인줄 알았는데 다행이다"면서 웃었다. 차두리가 최 감독의 마음을 읽었다. 차두리는 '슈퍼매치에 출전할 수 있겠냐'는 질문을 재치있게 넘겼다. "당장 이번 주에 있는 경남전부터 준비해야 한다. 내가 경기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선수들과 똑같이 훈련을 할 것이다. 수원전까지 몸 상태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감독님이 나를 투입해야 경기를 뛰는 것이다. 선수들과 똘똘 뭉쳐서 훈련하겠다. 수원전 출전과 정대세 얘기는 나중에 경기 나가면 해달라." 최 감독의 귀를 번쩍이게 한 답변이었다. 최 감독은 곧바로 "두리가 센스가 있어. 눈치가 참 빨라. 어떻게 한국에서 사회 생활을 해야 하는지 벌써 알아낸 것 같다"면서 엄지를 치켜 세웠다.
당하고만 있을 차두리가 아니었다. '형 최용수와 감독 최용수의 차이점'을 묻는 질문에서부터 복수가 시작됐다. 그는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서로 얼굴 표정만 봐도 뭘 원하는지 않다. 한 때 같은 방을 쓸때 내가 항상 감독님의 컨디션을 맞춰줬다. 하지만 감독님으로 함께 훈련한지 이틀 밖에 되지 않았다. 카리스마는 여전한 것 같다. 하지만 어떤 감독님인지는 시즌이 끝난 뒤에 다시 질문해달라. 그때 내가 모든 것을 다 말하겠다. 상세히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한 시즌 내내 모든 것을 파헤치겠다는 의지가 눈빛에서 드러났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최 감독의 반격이 시작됐다. 기념 포즈로 포옹을 해달라는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다. "난 집에 껴안을 여자가 2명이나 있다"며 끝까지 차두리를 품에서 멀리했다.
구리=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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