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내일 연습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오리온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서 2연승을 올린 뒤 2패를 내주며 벼랑 끝에 몰린 KGC. 3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최종 5차전 결과에 따라 31일 선수단 스케줄이 달라졌다. 승리했을 경우, 1일부터 열릴 SK와의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 대비해 당연히 훈련을 해야했다. 하지만 패한다면 훈련은 필요없었다.
5차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내일 꼭 슈팅훈련이라도 하자고 했다"는 말로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중요한 경기인만큼 후안 파틸로, 키브웨 트림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이 뜻을 전했다고. 이 말을 들은 파틸로는 아주 쿨하게 이 감독을 향해 "내일 당연히 훈련하는거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이 감독은 "그래. 네가 주전이다"라며 웃고 말았다고 한다.
이 감독은 5차전 키플레이어로 파틸로를 지목했다. 그동안 상대 센터 리온 윌리엄스 수비를 위해 키브웨를 중용했던 이 감독이었다. 하지만 벼랑끝 5차전 승부에서는 달라져야 했다. 베테랑 김성철마저 허리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가용인원이 8명이었다. 김태술, 이정현, 양희종 등 주전들의 체력소모로 득점을 해줄 선수가 필요했다. 결국, 정규시즌 팀의 득점을 책임지던 것은 파틸로였다. 이 감독은 "정규시즌 제일 잘 됐던 것을 생각하고 경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파틸로가 이 감독의 믿음에 완벽히 보답했다. 파틸로는 이날 경기에서 24분10초를 뛰며 혼자 16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해 팀의 78대69 승리를 이끌었다. 4강 확정이다. 경기 전, 승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던 만큼 경기에 임하는 자세도 평소와 달랐다. 공-수 모두에서 매우 진지하고 집중력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파틸로의 활약이 빛났던 것은 3쿼터. 35-34, 1점의 리드로 시작한 3쿼터에 투입된 파틸로는 3개의 정확한 미들슛과 자유투, 그리고 3쿼터 5분여 경기 향방을 KGC쪽으로 완전히 돌려놓는 결정적인 바스켓카운트 더블클러치를 성공시키며 11점을 몰아쳤다. 바스켓카운트를 만들어내는 순간이 압권이었다. 47-42로 살얼음 리드를 지키던 3쿼터 종료 4분48초 전, 돌파 후 윌리엄스의 파울을 얻어내며 더블클러치를 성공시켰다. 자유투도 물론 깔끔하게 성공. 50-42로 KGC가 확실히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체육관 분위기는 이 순간 최고조로 달했다. 개인플레이, 불성실한 수비 등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선수로 낙인찍히기도 했지만 자신이 경기 분위기를 한 순간에 바꾸는 영향력을 지닌 몇 안되는 선수라는 것을 직접 증명하는 순간이었다.
안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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