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뭐 특별한 날입니까?"
2일 창원 마산구장. 프로야구 아홉번째 구단 NC의 역사적인 1군 데뷔전을 맞아 수많은 취재진이 현장을 찾아 뜨거운 취재 열기를 보였다. 33번째 시즌에 돌입하는 프로야구에서 또 하나의 역사가 탄생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뜨거운 취재 열기가 낯선 이가 있었다. 바로 NC의 첫번째 상대가 된 롯데의 사령탑 김시진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장사진을 이룬 취재진을 향해 "이렇게나 많이 왔나. 오늘 뭐 특별한 날인가. 매일 많이 나오셨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신생팀의 첫 상대가 된다? 당연히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기본적인 전력 자체가 떨어지는 '막내'구단에 져서 '형님'의 체면을 구길 수는 없었다. 게다가 NC의 창단 때부터 줄기차게 반대 의견을 고수해 온 구단이 롯데다. NC가 홈구장으로 쓰는 마산구장은 지난 2010년까지 롯데의 제2구장이었다. 안방 맞은편에 있는 '건넌방'을 내준 셈이 됐다.
김 감독은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지만, NC는 9개 팀 중 한 팀이라고 생각한다. NC전이라고 특별히 따로 준비한 건 없다"고 밝혔다. 두 구단을 둘러싼 묘한 기류 탓에 '라이벌' 구도가 부각되는 걸 차단하는 모양새였다.
이미 홈에서 개막전을 치르고 온 김 감독은 개막전 준비로 부산한 마산구장을 바라보며 "마치 우리 홈에서 개막전을 한 번 더 하는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긴장되거나 하는 건 없다. 그냥 평상시와 다름 없는 경기일 뿐이다. 개의치 않는다"며 "그래도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프로팀이 많아지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NC의 전력에 대해서도 물음표를 붙였다. 비록 시범경기 때 두 번 만나 모두 패하긴 했지만,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시범'일 뿐이라는 것이다.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플레이했기 때문에 100% 전력이 노출될 수 없다고 전제했다. 그는 "NC가 어떤 전력이라고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잘라 말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김경문 NC 감독을 찾아 인사를 나눴다. "NC도, 롯데도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내자"며 서로 덕담을 건넸다.
58년생 동갑내기인 두 감독은 SK 이만수 감독과 함께 최고령인 김응용 감독(41년생)에 이어 프로야구 감독 중 서열 2위에 해당한다. 두 감독은 이전부터 자꾸만 부각되는 라이벌 관계 탓에 괜시리 사이가 껄끄러워지는 것 같다며 입맛을 다시곤 했었다. 두 감독은 다시 만나 선의의 경쟁을 약속했다.
선수들의 분위기는 어떨까. 모두들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하는 차분한 모습이었다. 롯데 주장 조성환은 "NC 합류는 선수로서 축하할 일이다. NC라고 특별한 건 없다. 다들 9개 팀 중 하나라고만 생각한다"며 선수단 분위기를 전했다.
그래도 선수 입장에서 구단이 하나 더 생기는 건 당연히 반길 일이었다. 조성환은 "하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동반상생할 수 있다면, 지역 라이벌로 인정하고 싶다. 환영이다. 좋은 경기로 지역 라이벌로 인정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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