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김사율(33)은 2012년 구단 역사를 새로 썼다. 34세이브(평균자책점 2.98)로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종전 박동희의 31세이브(1994년) 기록을 훌쩍 넘겼다. 삼성 오승환(37세이브), 두산 프록터(34세이브)에 이어 구원 부문 전체 3위였다. 2011년 20세이브(2위)에 이어 마무리로 자리를 잡았다.
김사율이 이렇게 빛을 보기까지 참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경남상고를 졸업하고 신인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게 1999년이었다. 당시 계약금으로 2억3000만원이나 받았다. 기대가 컸지만 김사율이 1군에서 통산 10승을 올리는 11년이 걸렸다. 프로에 와서 바로 어깨 통증이 찾아왔다. 방황하다 운전병으로 군입대했다. 그에게 기회를 준 건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이었다. 2010년 불펜 투수로 1군에서 50경기 이상 던졌다. 그리고 양승호 전 감독이 김사율에게 좀더 많은 기회를 줬다. 2011시즌 20세이브를 올리자 처음으로 연봉이 1억원을 돌파했다. 1억3000만원이었다. 올해 그의 연봉은 1억9000만원으로 또 뛰었다.
2013시즌이 시작됐고, 김사율의 올해 보직은 마무리가 아니다. 롯데의 마무리는 정대현(35)이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마무리훈련 때부터 둘의 경쟁을 유도했다. 마무리는 1명이라고 못박았다. 지난달 시범경기가 끝날 무렵, 정대현에게 마무리 역할이 주어졌다.
그 과정에서 김사율이 정민태 투수코치를 통해 양보의 뜻을 전달했다. 프로에서 선수가 스스로 한발 물러서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일부에선 김사율의 너무 순진하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정)대현이형의 몸상태가 좋았다. 코칭스태프가 새로 왔는데 나 때문에 결정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부담 갖지 말라고 얘기하면서 나는 어떤 역할을 맡아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김사율은 10년 가까이를 무명으로 지냈다. 지난해 롯데 마무리 역사를 새로 썼지만 불안하다는 주위의 평가를 불식시키지 못했다. 정대현은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 정대현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SK에서 롯데로 이적했다. 둘의 지난 10년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김사율은 시즌 초반, 가장 좋은 출발을 보였다. 4경기에 등판, 2승1세이브1홀드를 했다. 평균자책점 0이다. 중간 불펜으로 나가 한화전에서 행운의 2승을 챙겼다. 그리고 신생팀 NC전에선 베테랑 다운 안정적인 투구로 순항했다. 반면 정대현은 3경기에서 1승, 1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3.86으로 흔들렸다.
그는 이번 시즌, 큰 욕심이 없다고 했다. "점수를 안 준다는 생각으로 올라간다. 올초 둘째 아기(민재)가 태어났는데 아무래도 초심에서 다시 던지게 된다."
고참인 김사율은 롯데가 올해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가을야구'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야구는 잘 하는 타자 한명, 뛰어난 투수 한명이 있다고 전부 이길 수 없다. 각자에게 주어진 역할을 알고 하면 된다"면서 "우리 롯데는 올해 투수들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모두 더 좋아졌다. 이기는 맛을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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