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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KIA의 11일 선발투수로 발표된 인물은 예상을 뒤엎는 선수였다. 바로 좌완 계투요원 박경태가 11일 선발로 예고된 것이다. 일정에 따르면 지난 5일 부산 롯데전에 등판했던 김진우가 5일의 휴식을 거쳐 선발로 나설 차례였는데, 난데없이 박경태를 11일 경기의 선발로 낙점한 것이다. 도대체 KIA 마운드에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무엇보다 김진우가 지난 9일 불펜 투구를 하면서 선발 등판 준비를 마쳤기에 의혹은 더 커졌다. 선발투수는 보통 등판 이틀 전에 준비단계로 가볍게 불펜 투구를 한다. 김진우는 여기까지 소화하고도 선발에서 제외된 것이다. 혹시 부상이 재발한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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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현재 다소 여유있는 팀 상황도 고려됐다. KIA는 10일까지 7승2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설령 11일 두산전에 진다고 해도 여전히 승률이 7할이나 된다. 게다가 아직은 전체 경기 일정의 채 10%도 소화하지 않은 극초반 상황이다. 1승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 온 힘을 쏟을 필요까지는 없다. 선 감독은 김진우가 로테이션에 빠진 상황에 대해 "길게 보는 편이 낫다"는 말로 정리를 했다. 이어 선 감독은 "굳이 초반부터 무리하게 선수를 쓸 필요는 없다. 그러다 다치면 더 큰 손해다. 게다가 11일 경기를 하고 나면 팀이 4일간 휴식을 얻게 되므로, 일단 박경태를 선발로 내보낸 뒤 나머지 불펜 투수들로 뒤를 책임지게 하면 된다. 서재응과 임준섭 등도 등판할 수 있다"고 밝혔다.
9구단 체제의 영향, 변칙 로테이션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선 감독은 왜 다른 선발 요원인 서재응이나 임준섭마저 11일 경기에 투입한다고 했을까. 실제로도 서재응은 이날 3회에 등판해 2이닝을 던졌고, 임준섭도 8회에 나와 1이닝을 던졌다. 서재응이 나올 때는 스코어가 0-3으로 뒤진 상황이었고, 임준섭의 등판 때는 0-8로 벌어져 있었다. 서재응은 5안타(1홈런)으로 5실점했고, 임준섭도 2안타 1볼넷으로 1점을 허용했다.
서재응의 등판 때는 추격의 여지가 있었다고 보여지나 임준섭의 등판은 추격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날 스코어에 상관없이 선 감독은 이미 이 두 선발 요원을 경기에 내보낼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이는 올해 9구단 체제의 부산물인 '중간 휴식일정' 때문이다. 8개 팀이 4경기를 치르면 한 팀은 반드시 쉬어야 하는데, KIA는 12일부터 15일까지 4일간 쉬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서재응과 임준섭의 휴식이 너무 길어지게 된다. 서재응은 지난 7일 부산 롯데전에 나왔고, 임준섭은 9일 광주 두산전에 나와 조기강판됐다.
때문에 휴식일정을 따르자니 4, 5선발인 서재응과 임준섭은 적어도 8일 이상 쉬게된다. 이러면 투구 감각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래서 선 감독은 11일 경기에 이들을 투입한 것이다. 선 감독은 "투수가 너무 길게 쉬는 것도 좋지 않다. 그래서 서재응과 임준섭을 11일 경기에 던지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9구단 체제에서 생긴 휴식일정을 보다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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