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자격 논란'이다. 산은금융지주(이하 산은지주) 회장의 자리는 '낙하산 인사 티켓'과 같다.
민유성 전 산은지주 회장이 그랬고, 강만수 전 산은지주 회장도 그랬다. 최근 선임된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및 KDB산업은행장도 마찬가지다. 정권이 바뀌면 최측근의 공습이 시작되는 곳이 산은지주 회장 자리다. 논란이 제기되면 어김없이 금융위원회는 겉으로 "전문성을 고려했다", "국정철학과 고려해 내린 결정" 이라는 명분을 내세운다. 하지만 속내는 뻔하다. 일단 덮고 넘어가기 위한 요량이다. 반복되는 낙하산 인사 논란은 산은금융지주가 떼어내야 할 중요한 과제다. 세간의 곱지 않은 시선은 국책은행으로서 산은금융지주 기능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신임 홍기택 산은지주 회장의 인사 적격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여야 의원들은 홍 회장의 임명을 두고 "낙하산 인사가 아니냐"고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홍 회장은) 금융 현장 경험이 적어 금융산업 독자성과 거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은의 민영화 방향에 대해 회장 취임 전후 입장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홍 회장의 적격성 문제는 취임 전부터 경제 관련 시민단체들로부터 질타를 받아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홍 회장 취임을 앞두고 낸 성명서를 통해 홍 회장 취임을 반대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민주화 공약에 맞지 않는 인사라는 게 이유다.
박근혜 정부는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 축소 등 금산분리 강화를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런데 홍 회장은 대학 교수 시절 2008년 '왜 금융선진화인가'라는 책을 통해 금산분리가 금융 산업 발전의 족쇄라고 비판한 바 있다. 경실련 측은 "홍 회장이 회장직에 오르기 직전 생각이 바뀌었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금산분리 취지에 대한 기본적 이해 부족을 드러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홍 회장이 금융기관 운영의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산업은행이라는 거대 금융기관을 책임지기에는 자질이 부족한 점을 내세우며 회장 임명 제청을 반대했다.
산은금융지주는 지난 2009년 설립된 회사로 KDB산업은행, KDB대우증권, KDB캐피탈 등의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지주회사로 자산 가치는 190조원에 달한다. 거대 조직을 모두 관리해야 하는만큼 산은지주 회장이 되기위해서는 실무경험이 중요하다는 게 경실련의 입장이다. 홍 회장은 회장 임명 전까지 학계에 몸담아온 경제학자다. 이론에 대해선 누구보다 잘 알 수 있겠지만 금융사 조직 운영의 실무감각까지 갖추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홍 회장의 임명에 대해 국정철학과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홍 회장 선임은 제청권자로서 국정 철학과 전문성으로 보겠다한 것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여야의원들과 경제시민단체에서 제기된 적경성 논란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낙하산 인사가 아닌 동시에 적격성 여부에 있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계 일각에선 신 금융위원장의 반박에도 낙하산 인사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현재 산은지주 회장은 한국산업은행법상 특례 조항으로 금융위원장이 임명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면 인사가 마무리 된다.
경실련 측은 "현행 회장 임명 방식은 끊임없는 낙하산 인사 논란은 물론 금융기관의 건전한 운영을 가로막게 된다"며 "공공기관장의 임명 절차와 같이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추천휘원회를 통해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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