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카리스마와 유쾌함을 동시에 갖춘 리더로 손꼽히는 LG 김기태 감독. 떨어진 팀 분위기를 올리기 위한 김 감독의 노력이 돋보이는 장면이 있었다.
3일 잠실구장에서는 두산과 LG의 라이벌전이 열렸다. 라이벌전을 앞둔 양팀 덕아웃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두산은 강팀 KIA와의 홈 주중 3연전에서 스윕을 당할 위기에 놓였지만, 2일 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반면, LG는 NC와의 원정 3연전을 모두 내줬다. 막내 NC에게 첫 승을 헌납한 후, 첫 스윕까지 내주는 굴욕을 맞봤다.
평소 때의 3연패와 확연히 느낌이 달랐다. 때문에 취재진을 만난 김 감독도 "오늘은 어두운 얘기는 하지 맙시다"라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바꿔보려 애썼다. 몇 차례 질문이 오고간 후, 김 감독은 선수들을 보겠다며 그라운드로 나섰다. 평소에는 타자들의 배팅 훈련 장면을 지켜보며 한 마디씩 조언하는게 전부였지만 이날은 달랐다.
왼손잡이용 글러브를 하나 집어든 김 감독은 투수들이 펑고 훈련을 받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더니 공을 받기 위해 차례대로 줄을 서있는 선수들 틈에 들어갔다. 김 감독은 자신의 차례가 되자 장광호 배터리 코치가 친 펑고 타구를 선수들과 똑같이 받아내는 훈련을 했다. 다음 공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동안은 선수들과 농담도 하고 장난도 치는 등 분위기를 풀어주고자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
이번에는 야수들 차례. 2루 베이스 부근에서 병살 플레이 연습이 한창이었다. 야구 특성상 왼손 잡이 내야수가 병살 플레이를 할 수는 없는 법인데, 김 감독은 왼손 글러브로 공을 척척 받아내며 베이스에 들어온 야수에게 토스를 했다.
이렇게 감독이 스스로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자처하며 땀을 흘리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 그만큼 LG에는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는 뜻이었고, 그걸 제일 잘 아는 사람은 김 감독이었다는 사실이 보여지는 대목이었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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