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울산 감독(62)의 플랜 A는 '패싱축구'다. 많은 활동량 속에서 콤팩트한 패스로 빠른 공격축구를 선호한다. 그래서 지난시즌이 끝난 뒤 플랜 A를 완성시킬 선수들을 영입했다. 외국인 공격수들이 '핵'이었다. 하피냐-까이끼-호베르또 등 '브라질 커넥션'으로 구성했다. 김 감독은 하피냐와 까이끼를 투톱에 두고 김승용과 호베르토를 좌우 측면 공격수로, 한상운을 2선 공격수로 기용하는 그림을 그렸다. '장신 공격수' 김신욱(1m96)의 활용은 플랜 B였다. 제공권 장악은 체력이 떨어진 후반 최고의 공격 옵션이 될 수 있었다. 지난시즌 플랜 B로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았다. 그러나 다른 팀에 플랜 B가 읽힌 이상 플랜 A가 살아야 한다는 복안을 세웠던 김 감독이었다.
하지만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올시즌 플랜 A를 제대로 가동해보지 못하고 있다. 시즌 개막 전 일본 J-리그 베갈타 센다이와의 연습경기에서 오른무릎 인대를 다친 하피냐가 고국 브라질로 돌아가 재활 중이다. 까이끼도 쓰러졌다. 3월 2일 대구와의 홈 개막전 이후 왼발 아킬레스건에 문제가 생겼다. 최근 가벼운 러닝을 시작하면서 회복되는 듯 보였지만, 또 다시 부상이 재발해 훈련을 중단했다.
호베르또는 '가뭄의 단비'였다. 이번 시즌 오른쪽 측면을 담당하며 8경기에 출전, 도움 2개를 올렸다. 그러나 지난달 21일 성남전 이후 햄스트링에 빨간불이 켜졌다. 호베르또는 최근 두 경기에선 아예 18명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외국인 공격수들의 줄부상은 당장 성적으로 직결됐다. 울산은 최근 3경기에서 1무2패를 기록했다. 김 감독의 '철퇴축구'는 측면에서 공격을 풀어 빠르게 중앙으로 볼을 전달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울산은 측면에서 공격을 제대로 풀어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첫 번째 공격 진행이 막히자 '제2의 공격'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제가 돼야 할 정확한 패스도 보이지 않는다. 공격진의 활동량이 부족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커버 플레이에 대한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 감독은 '초심'을 얘기했다. 10라운드까지 4승3무3패(승점 15)를 기록, 7위에 오른 것도 선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주문했다. 시즌 개막전이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하자고 했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것은 정신력"이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의 플랜 A가 가동되려면, 7월이나 돼야 할 듯하다. 플랜 B로 근근이 버텨가는 김 감독은 '풍전등화'의 심정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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