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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공격과 수비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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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경기를 살펴보자. 인천의 골키퍼와 수비들은 공을 잡으면 가장 먼저 김남일을 찾는다. 그로부터 모든 공격이 시작된다. 포백 라인 바로 위에 자리한 김남일은 좌우로 공을 돌리며 공격 템포를 조절했다. 그리고 측면 공격수들이 움직이는 순간 그의 발을 떠난 공은 측면 공격수들에게 정확하게 배달된다. 좌우 측면으로 뻗어나가는 패스 줄기는 빠르고 정확하다. 후반 35분, 김남일의 최근 활약을 설명해줄 명장면이 나왔다. 상대 뒷공간을 침투하는 이천수를 보자마자 수비 진영에서 롱패스를 넣어줬다. 수비수 두 명을 넘어 정확히 이천수의 발끝에 배달된 공은 곧바로 슈팅으로 연결됐고 제주의 골 포스트를 강타했다. 올시즌 주목받고 있는 김남일의 패싱력은 이 한장면으로도 설명이 충분했다. 또 상대의 역습 장면에서도 시선은 그에게 쏠린다. 상대의 패스 줄기 가운데 그가 서 있다. 제주는 전후반 한 차례씩 공격수가 수비수보다 많은 절호의 역습 찬스를 맞았다. 김봉길 인천 감독도 "아, 실점 위기다"라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였다. 그 순간, 빠르게 수비 진영으로 복귀한 김남일이 상대 패스를 각각 가슴과 발로 차단했다. 김 감독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요즘 위기다 싶으면 김남일이 다 막아준다"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상대 공격의 맥을 미리 알고 자리를 잡는 그의 위치선정과 볼 차단 능력이 올시즌 인천의 상승세를 이끌어가는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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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표팀 재발탁과 관련해 김남일이 주목받고 있는 부분은 패싱력과 넓은 시야, 체력이다. 일각에서는'김남일의 패싱력이 올시즌 더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결코 패싱력을 그동안 숨겨왔다거나 올시즌 더 좋아진 것이 아니다. 김봉길 감독이 이 부분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남일이가 예전에 터프한 플레이로 많은 조명을 받았지만 원래 패싱력이 좋았고 시야도 넓었다. 올해 그 부분이 드러나 보이는 것일 뿐이다. 또 지난해는 인천에 합류하기전에 부상으로 동계훈련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모든 훈련을 소화하며 체력도 좋아졌다"고 했다. 김남일도 "나는 예전부터 계속 같은 플레이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김남일의 플레이를 새롭게 보이게 하는 것일까. 바로 역할의 차이다. 김남일은 전성기 시절 지금보다 더 공격적으로 기용됐다. 중앙 미드필더로 전방을 자주 오가며 상대의 역습을 미리 차단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강력한 수비와 넓은 활동폭으로 상대의 공격을 모두 빨아들이는 플레이를 펼친다고 해서 별명이 '진공청소기'였다. 그러나 지난해 인천에 합류한 이후 그는 주로 후방에 배치됐다. 예전에 대표팀에서 했던 전방 압박 역할을 후배인 구본상과 이석현에게 넘겨줬다. 자연스럽게 김남일의 활동폭을 줄어들다보니 수비 진영에서 더욱 수비에만 집중했고 공격시에는 전방에 볼을 배급하는 패스를 주임무로 맡게 됐다. 쉽게 설명하면 스완지시티에서 공격 가담을 자제하고 수비와 볼배급에 집중하는 기성용의 역할과 비슷하다. 패스의 빈도가 많아지니 원래 패스를 잘했던 김남일의 패싱력이 올시즌 더욱 돋보일 수 밖에 없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도 김남일의 변화를 역할 변화에서 찾았다. "예전에는 김남일이 가투소 같은 플레이를 했다면 요즘에는 이석현 구본상이 가투소이고 김남일은 피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예전에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돋보였지만 현재는 역할상 패싱력과 시야가 돋보일 수 밖에 없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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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당장 레바논전이 문제다. 기성용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다. 그의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 구자철(24·아우크스부르크)이 대안으로 떠올를 수 있지만 부상에서 막 돌아왔다. 경기 감각에 의문부호가 달린다. 또 구자철은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드보다 공격적으로 배치됐을 때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그동안 그 자리에 김정우 신형민 황지수 박종우 등을 투입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최근 K-리그를 보면 김남일 이명주 등이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김남일의 발탁도 충분히 고려해볼 카드인 셈이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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