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좌완투수 김경태의 피칭은 준수했다. 17일 대전 두산전에서 5회 무사 1, 2루의 위기상황에서 등판했다.
김경태는 양의지를 병살타로 처리한 뒤, 손시헌을 유격사 직선타로 막았다. 6회도 무사히 넘기는 그는 7회 선두타자 최준석에서 뼈아픈 볼넷을 내줬다.
5-3으로 팀이 리드하는 상황. 하지만 심리적인 간격은 '1점 싸움'이었다.
두산이 1점을 추격하면 불안한 한화의 마무리를 고려할 때 뒤집힐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 두산은 곧바로 최준석을 대주자 정수빈으로 교체했다. 당연한 수순.
그러자 곧바로 한화 김응용 감독은 김경태를 잠수함 정대훈으로 교체했다.
37개의 투구수. 좀 더 던지게 할 수 있었다. 강력한 불펜이 없는 한화 입장에서는 준수한 김경태의 구위를 볼 때 더 끌고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자 않았다.
확실한 이유가 있었다. 그의 느린 퀵모션 때문이었다. 김경태의 퀵모션은 1.7초대다. 매우 느리다. 보통 1.2초대, 특급 선수의 경우 1.1초 이내에서 이뤄진다.
뼈아픈 경험도 있다. 지난달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마땅한 선발이 없던 한화는 깜짝 선발로 김경태를 내세웠다. 1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조기강판됐다. 당시 이종욱이 도루를 성공했고, 느린 김동주마저 2루를 훔쳤다.
때문에 이 시점에서 김경태를 계속 마운드에 두면 정수빈의 2루 도루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즉 두산이 점수를 낼 공산이 커진다는 의미다.
결국 한화는 잘 던지던 김경태를 내리고 정대훈을 마운드에 올랐다. 그의 퀵모션은 1.2초대였다.
두산은 김동주의 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를 만든 뒤 허경민의 병살타 때 정수빈이 홈을 밟았다. 결과는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한화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대전=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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