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탈리아 공연에서 뜻하지 않게 야유를 받은 싸이가 "분위기를 이해한다"고 쿨한 반응을 보였다.
27일(이하 한국시각)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과 안사 통신 등 이탈리아 매체에 따르면, 싸이는 공연 다음날 아침에 가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는 열정적인 나라로 유명하다. 어제의 분위기를 이해한다. 무슨 의미인지 나도 잘 안다. 한국에서도 두 팀 간의 축구 경기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곤 한다"면서 불쾌한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싸이는 앞서 26일 새벽에 열린 AS로마와 라치오의 이탈리아컵(코파 이탈리아) 결승전에 초대돼 '강남스타일' 무대를 선보였다.
하지만 관중들은 시종일관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다. 야유를 보내고 폭죽을 터뜨리고, 심지어 자기들의 응원가를 부르며 공연을 훼방 놓았다. 당황한 싸이는 "이탈리아 사랑해요"라고 외친 뒤 황급히 무대를 내려왔다.
싸이 다음에 이탈리아 여성 가수 말리카 아야네가 이탈리아 국가를 제창하고 나서야 분위기는 진정됐다.
관중들이 야유를 퍼부은 이유에 대해 "이탈리아 축구 이벤트에 한국 가수가 노래 부르는 게 못마땅했다" "원래 인종차별이 심한 로마 축구팬들의 본성을 드러냈다" 등의 여러 해석이 나왔다.
싸이는 극도로 긴장된 양팀 팬들의 라이벌 의식으로 이해했다.
싸이는 "더비란 한 집 다른 방에 거주하는 두 사람이 집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싸움과 같다고 들었다. 한국 역시 열정적인 나라이며 비슷한 상황이 많다"고 공감을 표시한 뒤 "하지만 축구는 축제(party)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난 경기에 앞서 관중들을 즐겁게 하면 그만이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아티스트들 역시 사람들에게 자신의 게임을 보여줘야 한다. 그 점에서 무대와 필드는 다르지 않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가 있게 마련이다"고 덧붙였다.
이날 싸이에게 보인 관중들의 적대감은 이탈리아 내에서도 빈축을 사고 있다.
유튜브에 게재된 공연 영상 댓글에는 "해외에서 날아온 '손님' 앞에서 대놓고 적대감을 드러낸 건 천박한 일" "이탈리아를 대신해 싸이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등 반성의 댓글을 다는 이탈리아 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전쟁' 속에 치러진 경기에서는 라치오가 후반 26분 터진 세나드 룰리치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로마를 꺾고 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패한 로마측 과격 서포터스는 경기 후 구단 버스와 상대 서포터스를 공격했다. 경찰은 이들 중 일부를 체포하고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살벌한 칼과 죽창, 도끼를 압수했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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