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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은 2008년 8월 27일부터 시작됐다. 홈경기에서 1대2로 발목을 잡힌 이후 무려 15경기 연속 무승(5무10패)의 늪에 빠졌다. 안방에서도 2006년 3월 25일 이후 10경기 연속 무승(5무5패)이었다. 상대는 FC서울이었다. 최용수 감독은 "매경기가 전쟁인데 왜 하필 우리 팀에만…"이라며 말끝을 흐린 후 "5월은 가정의 달이라 행사도 많지 않느냐. 호국보훈의 달은 6월인데 시점이 헷갈린 것 같다"고 웃었다. 그리고 "흐름상 이번 경기는 꼭 잡아야 하는 경기"라며 양보없는 혈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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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스리백 모험, 서울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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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험은 패착이었다. 서울은 중원을 장악하며 전반 19분 고요한, 전반 37분 몰리나가 잇따라 골망을 흔들었다. 박 감독은 "결국에 미드필드를 장악하지 못해 힘든 경기를 했다"고 고백했다. 그때만 해도 최 감독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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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감독은 패착을 인정하고 일찌감치 카드를 꺼내들었다. 전반 41분 황인호 대신 공격 자원인 배일환을 투입하면서 기본 시스템인 4-2-3-1로 전환했다. 2-0으로 앞선 서울은 애매한 심판 판정에 평정심을 잃었다. 전반 28분 데얀의 골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39분 아디의 페널티킥 파울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오심 여부를 떠나 선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까지 흔들리면 안된다. 그 부분을 간과했다. 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평정심을 갖고 정상적인 경기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반면 최 감독은 교체카드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후반 11분 투입한 김현성을 37분 다시 교체했다. 그는 "최근 경기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오늘 경기는 실망스럽다. 본인이 해야 하는 경기력에 반도 못했다. 본인이 가장 아쉬울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헤쳐나가야 한다.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기복이 없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골네트는 후반 39분 다시 출렁였다. 데얀이 최효진의 크로스를 동점골로 연결했다. 후반 45분에서 시간은 멈췄다. 인저리타임 4분이 주어졌다. 극적인 골에, 극적인 반전이 연출됐다. 서동현이 후반 46분 골망을 흔들었다. 4-3, 골은 멈추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 몰리나가 얻은 페널티킥을 김진규가 골로 연결했다. 그리고 휘슬이 울렸다.
아쉬움이 교차했다. 박 감독은 "최근 들어 4대4 경기는 처음인 것 같다. 감독으로서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기쁨을 가졌다가 다시 힘든 상황이 됐다. 피를 말렸다. 힘들었다. 또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점이 아쉽다"며 희미하게 웃었다. 최 감독도 "많은 팬들 앞에 많은 골이 터졌다. 두 팀 모두 박진감 넘치는 축구를 펼쳤다. 그러나 아쉽다. 다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동점골까지 넣은 것은 만족한다"고 했다.
축구는 전쟁이다. 제주와 서울의 '5·26 대전'은 올시즌 최고의 명승부로 기록될 만한 일전이었다.
서귀포=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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