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수비가 말썽이었다.
5일(한국시각) 레바논 베이루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차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52분 터진 김치우의 프리킥 골이 없었다면 2011년 11월 당한 레바논 참사를 재현할 뻔 했다.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까지 최악의 졸전이었다. 번번히 발목을 잡아온 수비진이 이번에도 흔들렸다.
최강희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김치우 곽태휘 김기희 신광훈 포백을 내세웠다. 지난 3월 카타르와의 경기와 비교하면 곽태휘를 제외하고 세 자리가 다른 얼굴로 채워진 것이다. 당초 정인환과 김창수의 선발출전이 유력했지만, 최 감독은 김기희 신광훈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계속된 수비라인 교체는 다시 한번 독이 되고 말았다. 한국의 수비는 허둥대기만 했을뿐 이렇다할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중앙은 부실했고, 측면은 공격도 수비도 다 제대로 하지 못했다.
물론 1차 원인은 미드필드진이 완벽히 붕괴된 탓이 크다. 한국의 허리진이 1차 저지를 하지 못하며 수비진은 가속도가 붙은 레바논 공격진을 상대해야 했다. 그러나 곽태휘와 김기희로 구성된 중앙수비진은 상대 공격수의 침투에 계속해서 뒤로 물러서며 위기를 자초하는 모습이었다. 허리가 뚫렸을때는 한명이 전진해서 앞선을 막고, 다른 한명이 커버플레이로 나서는 것이 정석인데, 이 둘 센터백 콤비에게서는 그러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A매치 출전이 2회에 불과한 김기희를 기용한 것이 이처럼 중요한 경기에 기용한 것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김창수 대신 기용된 신광훈 역시 하이다리의 드리블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장기인 오버래핑도 거의 하지 못했다. 오히려 공격때마다 잦은 트래핑 실수로 흐름만 끊었을 뿐이다. 김치우만이 그나마 괜찮은 모습이었다.
곽태휘-김기희는 공격 세트피스 상황에서는 높은 타점을 이용하며 위력을 보였다. 그러나 본연의 임무인 수비에서 흔들리며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최 감독이 내놓은 이번 수비 카드도 실패로 돌아갔다. 이제 브라질행을 결정짓기까지 2경기만 남았을뿐이다. 레바논전의 실수를 교훈삼아 빠른 수비정비가 필요하다. 이번에는 확실한 주전이 결정돼야 한다. 실수가 또 되풀이된다면 이제는 정말 기회가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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