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호는 브라질행의 9부 능선을 넘었다. 우즈벡의 벽을 넘으면서 8회 연속 월드컵 진출 시나리오를 90% 완성시켰다. 그 어느 때보다 결과가 중요한 시기다. 18일 열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최종전에서 이란을 꺾고 자력 본선행을 확정지어야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경기 내용까지 좋았으면…"하는 바람을 얘기한다.
지난 레바논전과 우즈벡전을 복기해보자. 경기 내용 면만 따지면, 한 마디로 '졸전'이었다. 결과적으로 크게 밀린 경기는 아니었다. 우즈벡전은 상대 자책골로 행운의 승리까지 거뒀다. 그러나 답답한 공격 전개와 골 결정력 부재는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뻥축구'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상대가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썼다고 해도, 패싱 플레이를 하기보다 이동국과 김신욱 등 타깃형 스트라이커들을 문전에 박아놓고 공을 띄우는 위주의 플레이를 한 것은 심각한 한계를 보여줬다는 지적이다.
'독도남' 박종우는 우즈벡전이 끝난 뒤 "수비진에서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공격진으로 볼을 전개한 플레이는 의도적이었다"고 밝혔다. 비가 내렸고, 그라운드 상태가 좋지 않아 사용한 세부 전략이라는 것이 박종우의 설명이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최 감독의 의도가 아니었다. 최 감독은 "나는 대표팀 감독을 맡은 뒤 '미드필드를 생략하고 공격을 전개하라'는 주문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대처한 선수들의 임기응변"이라고 했다. 이어 "수비진과 미드필드진에서 빨리 측면으로 볼을 전달하는 부분은 만족한다. 그러나 이후 공을 띄워 전방 지역으로 연결하는 플레이는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그간 훈련에서 꾸준하게 패스 플레이를 주문했다. 빠르게 측면으로 볼을 전달해 상대 측면을 파괴시키는 것이 최 감독이 바라는 전술이다. 그러나 자신이 지도한 축구가 전혀 그라운드에서 보여지지 않았다. 답답할 따름이었다. 최 감독은 한국 축구의 운명이 걸린 우즈벡전을 앞두고 독하게 변했다.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선수들에게 잔소리 했단다. 최 감독은 "나는 선수들을 믿어주는 스타일이다. 웬만하면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즈벡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했다. 훈련 때는 선수들의 자리를 일일이 정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이란전 화두는 승리와 자존심 회복이다. 최강희호는 이란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조 1위로 브라질행 티켓을 획득할 수 있다. 그러나 'V(승리)'자를 그리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했다. 최 감독은 "무승부만 거둬도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이란도 반드시 이겨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하려 할 것이다.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전했다.
만족스런 경기 내용은 자존심 회복을 의미한다. 최 감독은 "이란전에선 정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다. '닥공(닥치고 공격)'은 5년이 걸려 만들어졌다. 발맞출 시간이 짧은 대표팀에서 '닥공'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이번엔 만족할 만한 경기 내용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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