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최강희호의 마지막 3연전은 1승1무1패로 막을 내렸다.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달성했다. 최강희 감독은 브라질행을 이끈 사령탑으로 역사에 남게 됐다. 그러나 3연전내내 찜찜한 뒷 맛은 지울 수 없었다. 누구도 폄훼하지 않는다. 그라운드를 달군, 벤치를 지킨 24명의 태극전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냉정하게 분석해 한국 축구는 퇴보하고 있었다. 18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이란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최종전이 현주소였다. 최강희호는 막장 도발을 서슴지 않았던 이란에 0대1로 무릎을 꿇었다. 이란(승점 16)에 이어 A조 2위(승점 14)로 최종예선 관문을 통과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최종예선에 이어 8년 만에 조 2위로 월드컵에 진출했다.
남겨진 숙제는 산적해 있다. 전열 재정비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단조로운 패턴의 공격
선수 선발은 감독 고유권한이다. 최 감독의 의견을 100% 존중한다. 그러나 답답했던 그라운드는 어쩔 수 없었다. 박주영(셀타비고)이 이미 눈밖에 났다.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구자철(볼프스부르크)마저 이번 소집 명단에서 제외됐다. 갈등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최 감독의 고집은 꺾지 못했다.
흐름을 이끌 선수가 없었다. 미숙한 경험이 폐단을 낳았다. 단조로운 공격 패턴은 매번 지적됐다. 1m96의 장신인 김신욱의 높이를 활용한 공격, 측면을 고집하는 루트…, 그러나 정작 중앙에서 플레이를 풀 선수가 없었다. 중앙 미드필더는 수비에 치중하다보니 연결 고리가 되지 못했다. 백패스와 횡패스, 로빙 패스만 있었을 뿐이다. 수비라인을 단번에 허무는 킬링 패스는 존재하지 않았다. 포지션 간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생산적인 축구를 구사하지 못했다.
기술 축구가 대세인데
세계 축구 흐름은 기술을 중시하고 있다. 좁은 지역에서도 개인기를 앞세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 나간다. 최강희호에 이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자원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전술 자체가 둔탁했다. 세계 축구에도 역행했다. 5일 레바논과의 원정경기에서는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로 기사회생했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자책골이 결승골이었다. 이란에는 안방에서 0대1로 패했다. 가까스로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것이 천운이었다.
세계 축구와는 거리가 먼 길로는 희망이 없다. 부딪혀야 활로를 뚫을 수 있다. 그래야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도 희망할 수 있다.
수비라인 재정비 시급
최강희호의 수비라인은 늪에서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좌우측 윙백은 실험을 하다가 끝이 났다. 중앙수비도 곽태휘(알샤밥) 외에 불박이 주전은 없었다. 이란전에서는 김영권(광저우)이 뼈아픈 실수 한 방으로 결승골을 헌납했다.
월드컵은 아시아 무대와는 차원이 다르다. 상대 공격은 더 매섭고, 화려하다. 수비라인 재정비가 시급하다. 안정된 공수밸런스 없이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이룬 16강 진출 금자탑도 무너질 수 있다.
시간이 새롭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바꿀 것은 모두 바꾸자. 더 이상 감독의 오만과 독선, 편견으로는 희망이 없다. 공통분모를 제대로 찾아 브라질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울산=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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