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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에 젖은 사직, 팬들 첫 매진으로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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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NC의 주중 3연전 두번째날 경기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응답하라 1999'라는 테마로 열리는 롯데의 '챔피언스 데이' 행사에 초청된 1999시즌을 대표하는 롯데 레전드들이 팬들에게 사인볼을 전달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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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는 2013시즌 사직구장을 찾는 관중이 줄자 부산 야구팬들의 가슴에 옛 향수를 불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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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한국시리즈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게 지난 1992년이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1년 전. 너무 옛날 얘기였다. 그래서 대안으로 선택한게 마지막 우승 이후 포스트시즌 최고의 명승부로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1999시즌이었다. 당시 롯데는 플레이오프에서 삼성과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4승3패로 뒤집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 5차전에 나온 괴물 타자 펠릭스 호세의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은 역대 최고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롯데는 한국시리즈에서 한화에 1승4패로 완패, 준우승에 그쳤다.

롯데는 올 초부터 호세를 꼭 한 번 초청하고 싶어 과거 에이전트를 수소문해 접촉을 시도했다. 호세가 6년 만에 내한하고 싶다고 오케이 사인을 보내왔다. 롯데는 '응답하라 1999' 이벤트를 26일 사직 NC전에 맞춰 열기로 했다. 호세를 비롯 1999시즌 명승부의 주역인 마해영 김응국 주형광 박지철 등을 사직구장으로 한데 모았다. 호세는 일찍 내한해 팬사인회, 아마 야구 지도 등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이날 시구를 했고, 4회말 생방송 보조 해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호세는 방송에서 "나에게 한국은 제2의 고향 같은 곳이다.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한국에 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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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구단은 특별한 경기인 만큼 일부 입장권의 가격을 대폭 할인했다. 1만원인 1,3루 지정석과 외야 자유석 입장권을 예매시 1999원에 판매했다. 그리고 나머지 좌석도 반값으로 할인했다. 경기장 매점 상품도 싸게 팔았다.

26일 사직구장이 가득 들어찼다. 시즌 첫 홈 경기 매진을 기록했다. 입장티켓 2만8000장이 다 팔렸다. 15일 시작된 예매표는 하루전까지 2만5000여장이 팔렸다. 현장 판매분 3000장은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모두 동났다. 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에 빠져 들었다. 모처럼 파도타기 응원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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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이번 시즌 홈 29경기 동안 한 번도 매진이 되지 않았다. 30경기 만에 첫 매진이다. 지난 시즌엔 총 13번 매진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평균 관중(1만4288명)은 지난해에 비해 약 5000여명 감소했다.

1999시즌 레전드들은 팬들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호세를 필두로 마해영 주형광 염종석 등은 사직구장 야외광장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줬다. 경기전 그라운드에서 팬들과 캐치볼도 했다. 전광판에선 1999시즌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명승부 영상이 나왔다. 관중석의 팬들은 호세, 마해영의 홈런 장면을 보면서 잠시나마 14년 전 추억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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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전드들은 1999시즌에 우승하지 못한 걸 무척 아쉬워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체력 소모가 컸기 때문에 한국시리즈에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롯데는 과연 언제쯤 우승할 수 있을까. 롯데는 지난 5년 연속 4강에 진출했지만 우승에는 못 미쳤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롯데가 이번 시즌 4강 진출이 힘들다고 예상했다. 롯데는 4~5월 고전했다. 투타 밸런스가 무너졌고, 실책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 7연패에 빠진 적도 있다. 하지만 롯데는 5월말을 기점으로 치고 올라와 요즘은 치열한 4강 싸움을 벌이고 있다. 부산팬들은 '지키는 야구'로 팀 색깔을 바꾼 롯데 야구에 실망했었다. 하지만 투타 밸런스가 잡힌 롯데는 통쾌한 홈런은 많이 치지 못하지만 짜임새 있는 야구를 보여주고 있다. 팬들도 달라진 롯데의 새로운 매력에 흥미를 되찾고 있다.

마해영은 "1999시즌 롯데 타격은 지금 롯데와 비교가 안 된다"고 했다. 당시 롯데 타선은 쟁쟁했다. 3번 박정태, 4번 호세, 5번 마해영이었다. 호세가 36홈런에 122타점, 마해영이 35홈런에 119타점을 쳤다. 이번 시즌 롯데는 63경기에서 팀 홈런이 22개로 적다.

김응국(롯데 1군 주루코치)은 "우리가 뛸 때는 타자들이 색깔이 뚜렷했고, 지금은 고만고만한 비슷한 색깔의 타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투수력에 대해선 마해영은 "문동환 주형광 기론 박석진이 맹활약했던 1999시즌 지금 보다 더 강하다"고 평가했다. 김응국은 "마운드는 지금이 1999시즌 보다 더 짜임새있고 분업화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는 팽팽한 접전 끝에 8회말 포수 강민호의 역전 결승 솔로 홈런(시즌 3호)으로 3대2 승리를 거뒀다. 스타 강민호는 잘 차려진 잔칫상에 앞에서 최고로 빛났다. 롯데의 특별한 이벤트는 대 성공으로 끝났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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