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마운드 공방전과 시원한 홈런 한 방. 엔돌핀을 팍팍 돌게 만드는 야구의 매력이다.
특히 홈런은 팬들의 피를 끓게 만드는 공격의 결정판이다. 축구의 골처럼 야구의 홈런은 가장 짜릿하고 극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감독이라면 누구나 호쾌한 스윙을 갖고 있는 홈런타자, 상대 투수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슬러거를 탐낸다. 홈런은 종종 마법의 방망이처럼 경기의 흐름을 단숨에 바꿔놓는다. 기동력과 작전, 단타를 중심으로 한 스몰볼도 거포부재에 따른 대안일 때가 많다. 든든한 홈런타자는 감독의 많은 고민을 덜어 준다.
이번 시즌 가장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고 있는 팀은 넥센 히어로즈다. 9일 현재 71경기에서 홈런 62개, 374득점을 기록했다. 팀 홈런과 득점 모두 1위다. 박병호(17개)와 이성열(16개) 강정호(11개)의 홈런포가 위력적이다.
히어로즈가 62개의 홈런으로 뽑은 점수는 109점. 한화가 24개의 홈런으로 41득점을 기록한 걸 감안하면 엄청난 파워다. 히어로즈는 홈런을 통한 득점이 팀 전체 득점의 29%나 된다. 박병호가 홈런포를 가동해 30타점, 이성열이 26타점, 강정호가 22타점을 기록했다. 팀 득점의 21%가 세 선수의 홈런포에서 나왔다. 팀 전체 득점의 5분의 1이 박병호와 이성열 강정호의 홈런에서 나온 것이다. 이 세 선수 중 1명이라도 홈런을 터트린 경기에서 히어로즈는 27승10패, 승률 7할2푼9리를 마크했다. 시즌 팀 승률 5할8푼6리(41승1무29패)를 크게 상회한다.
박병호와 이성열 강정호가 홈런으로 뽑은 점수는 팀 홈런 꼴찌 한화 이글스는 물론,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의 홈런득점 보다 많다. 가공할 파괴력이다. 세명의 파워히터가 중심타선에 포진하면서 시너지 효과까지 보고 있다. 상대 투수로선 쉬어갈 타순이 없다보니 압박감이 극심할 수밖에 없다.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삼성은 홈런으로 93점을 뽑아 홈런득점 비율이 27%였다.
홈런수와 홈런득점이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각 팀의 공격컬러가 드러난다.
SK는 홈런득점 비율이 31%로 히어로즈보다 높다. 55개의 홈런으로 91점을 만들었다. 홈런득점이 히어로즈보다 적지만, 팀 득점(289점)이 낮아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또 17개의 홈런으로 27타점을 기록한 최 정 혼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홈런득점 비율이 가장 낮은 팀은 롯데다. 26개의 홈런으로 45점을 뽑았는데, 팀 득점(304점)의 15%에 불과하다. 아무리 중심타자 홍성흔이 두산으로 이적했다고 하지만,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홈런이다. 홈런이 감소하면서 호쾌한 공격야구도 힘을 잃었다.
홈런이 많이 나올 수록 좋지만 지나친 홈런 의존은 독이 될 수도 있다. 6개월이 넘는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다보면 선수 개인은 물론, 팀 전체의 타격 페이스가 떨어질 수 있다. 홈런 또한 마찬가지다. 페이스가 좋을 때 쏟아지다가도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게 슬럼프다. 홈런을 포함한 타격은 투수력, 기동력에 비해 굴곡이 심하다. 물론, 특정 선수의 홈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 또한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전반기 내내 상승세를 유지하던 히어로즈는 지난달 홈런 타자들이 부진한 가운데 8연패의 악몽을 경험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올시즌 팀별 홈런 및 홈런득점
팀명=홈런=홈런득점=전체득점=홈런득점 비율
넥센=62=109=374=29%
삼성=57=93=343=27%
SK=55=91=289=31%
KIA=51=90=346=26%
두산=49=87=371=23%
LG=33=58=337=17%
NC=40=58=300=19%
롯데=26=45=304=15%
한화=24=41=2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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