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인 그라운드, 늘 희비가 교차한다.
승장과 패장이 존재한다. 상황이 어떻든 팬들은 사령탑의 목소리를 들을 권리가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규정으로 명문화했다. 미디어의 원활한 취재 환경 제공과 K-리그 뉴스 보도 증대를 위하여 경기, 심판규정 제36조(인터뷰 실시)에 의거, 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을 실시하고 있다.
법이자, 약속이다. 사령탑의 의무다. 그러나 7일 안익수 성남 감독에 이어 13일 최강희 전북 감독이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불참했다. 안 감독은 서울전(0대3) 패장, 최 감독은 부산전(2대1) 승장이었다. 불참 이유는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심판 판정의 불만에서 시작된 '무언의 시위'로 해석된다.
하지만 전장을 지휘하는 장수로서 떳떳하지 못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규정을 악용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기자회견에 불참할 경우에 적용되는 경기, 심판규정 제36조 ④항 '인터뷰를 실시하지 않거나 참가하지 않을 경우, 해당 구단과 선수, 감독에게 제재금 50만원 이상을 부과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2009년 도입됐다. '50만원 이상'이지만 50만원으로 자리잡았다. 안 감독도 최근 제재금 50만원을 부과받았다. 최 감독도 50만원의 벌금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지난해 도입된 새로운 규정과 충돌하고 있다. 프로연맹은 '코칭스태프, 선수 등 K-리그 관계자는 경기 판정이나 심판과 관련해 공식 인터뷰 등 대중에게 공개되는 경로를 통해 부정적인 언급이나 표현을 할 수 없다. 이 경우 별도 규정으로 제재할 예정이다'라고 명시했다. 제재금은 50만원의 10배, 500만원이다. 김상호 전 강원 감독, 신태용 전 성남 감독, 하석주 전남 감독이 500만원의 징계를 감수하고 심판 판정 부분을 문제삼았다.
함정이 여기에 있다. 기자회견에 불참하면 50만원, 참석해 불만을 토로하면 500만원이다. 500만원 뒤에 감춰진 50만원의 만행이다. 프로구단의 한 관계자는 "애매한 심판 판정과의 충돌은 매경기 일어난다. 억대 연봉을 받는 감독들에게 50만원쯤은 돈이 아닐 수 있다. 달콤한 유혹이다. 모든 감독들이 다 그런 유혹에 빠질 수 있다"며 "그동안 잘 지켜진 것이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500만원과 50만원의 '간극'을 없애야 한다. 기자회견 불참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프로연맹의 규정 손질이 불가피하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K-리그 흥행을 위해 감독들부터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대전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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