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팀들에게 여름은 악몽과도 같다.
일단 살인적인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스플릿 시스템 도입으로 경기수가 늘어나며 일주엘에 2경기 소화는 기본이다. 여기에 찌는듯한 무더위와 최근에는 폭우까지 이중, 삼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빡빡한 일정이지만, 리그는 멈추지 않는다. 각팀 감독들은 여름을 슬기롭게 넘기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주전과 벤치 멤버를 적절히 섞어 쓰는 로테이션 시스템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큰 팀들에게는 언감생심이다. 감독들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불면의 밤을 지새우고 있다. 그러나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울산 현대는 예외다. 울산은 무더위가 본격 시작된 7월 더 큰 힘을 내고 있다. 울산은 6월 30일부터 7월 16일까지 18일 동안 6경기를 치렀다. 3일에 한번꼴로 경기를 치른셈이다. 이기간 울산이 거둔 성적은 4승1무1패로 클래식팀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유일한 1패는 FA컵에서 당했다. 울산은 7월에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클래식 선두로 뛰어올랐다.
울산은 일정이 타이트한 순간 오히려 더 빛나는 모습이다. 16일 제주와의 경기에서는 올시즌 최고의 경기를 펼치며 공격부터 수비까지 완벽한 철퇴축구로 4대0 완승을 거뒀다.지난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할때도 그랬고, 2011년 K-리그 플레이오프에서도 그랬다. 울산은 숨돌릴 틈 없는 일정속에서도 자신만의 축구를 놓치 않으며 원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백전노장' 김호곤 울산 감독만의 노하우가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는 빡빡한 일정에서 잘하는 팀'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키려고 한다. 이게 동기부여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경기가 지속되는 와중에 체력관리를 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 주말 대전전을 치르는데 주중에 쉰 팀과 경기를 하니까 많이 힘들더라"며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경험이 있다보니 힘든 일정에서 힘을 발휘하고 있다"고 했다.
'만만디 전략'도 빡빡한 일정을 보내는 김 감독만의 무기다. 김 감독은 선두를 유지하기 보다는 선두 그룹과 승점차가 벌어지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례가 없는 순위싸움이 벌어지는 올시즌 클래식은 매경기 총력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한경기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선수들에게 초반부터 스트레스를 주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김 감독은 "순위로 선수들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려고 한다. 지금 선두는 의미가 없다. 선두 그룹과 승점차를 유지하며 스플릿 전까지 가는게 목표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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