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수 전 광저우 헝다 감독, '대륙의 별'이란 별명은 과장이 아니다.
걸어온 길이 역사다. 중국과의 인연은 1998년 시작됐다. 충칭의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외국인에게는 높은 벽이 존재했다. 시샘과 텃세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그는 2000년 충칭에서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02년에는 하위권의 칭다오 감독으로 그해 다시 한번 FA컵을 제패했다.
시작에 불과했다. 하지만 우여곡절과 늘 함께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는 베이징의 감독을 지냈다. 토사구팽으로 눈물을 훔쳤다. 2009년 9월 1부 리그 우승이 목전이었다. 그러나 구단 고위층의 과도한 간섭으로 끝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한 달여후 베이징은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규리그 우승의 한,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2010년 3월, 2부 리그의 광저우 헝다 감독에 선임됐다. 삼고초려의 제의를 받아들였다. 그 해 광저우를 2부에서 우승시켜 1부 리그로 승격시킨 그는 2011년에는 1부 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승격팀이 1부 리그 패권을 거머쥔 것은 이례적이다. 독일의 카이저슬라우테른이 1997년 승격해 1998년 1부에서 우승한 것이 거의 유일하다. 그러나 이 감독은 지난해 5월 다시 한번 중국과 이별했다.
동아시안컵이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감독은 중국을 떠나 있지만 유명세는 여전하다. 중국의 동아시안컵 주관 방송사인 CCTV 해설위원으로 경기 전과 후 칼날 분석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한국 홍보대사'로도 변신했다. 정을 듬뿍 선물하고 있다. 기자와 축구 관계자 등 중국에서 연을 맺은 지인들을 초청, 식사도 함께 한다. 대회 마지막 날까지 스케줄이 빼곡하다. 이들은 이 감독의 극진한 대접에 연신 고개를 숙이고 있단다.
제자들도 잊지 않았다. 동아시안컵에 출전한 23명 중국대표팀 선수 중에 10명이 이 감독의 제자다. 주장 정즈를 비롯해 공격수 가오린, 미드필더 황보원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한국땅을 밟은 몇몇 선수들로부터는 이미 전화가 걸려왔다. 정즈와는 중국대표팀의 숙소인 서울 강서구 외발산동의 메이필드호텔에서 만나 회포를 풀었다. 휴식 시간에 맞춰 조만간 전체 선수들과도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몸은 떠났지만 그들도 향수를 간직하고 있다.
'축구광'인 시진핑 국가 주석도 이 감독의 존재를 알고 있다. 그는 지난 연말과 올초 줄기차게 중국 클럽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지금은 아니다"며 정중동의 행보로 새로운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이 감독은 한국 축구에 소중한 자산이다. 중국 축구와의 가교역할로 특별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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