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파상공세가 이어지던 후반 추가시간이었다. 수원의 골키퍼 정성룡이 볼을 잡았다. 부산의 수비진들은 터벅터벅 백코트를 했다. 조동건이 최전방에 홀로 있었다. 허점이었다. 그를 향해 볼을 힘껏 찼다. 60m이상 날아갔다. 볼을 잡은 조동건은 한번 치고 들어간 뒤 골을 집어넣었다.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K-리그 클래식 20라운드 경기에서 수원의 2대0 승리를 확정짓던 순간이었다. 아울러 정성룡의 K-리그 첫 도움 수립 순간이기도 했다.
정성룡이 펄펄 날았다. 이날 풀타임 출전한 정성룡은 공수에 걸쳐 아주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전반 10분 임상협의 날카로운 슈팅을 막아냈다. 전반 내내 안정적인 모습으로 수원의 수비를 이끌었다. 단연 돋보인 장면은 후반 18분이었다. 부산의 윤동민이 침투해 들어왔다. 정성룡은 페널티에어리어 바깥까지 나가 윤동민을 측면으로 몰았다. 침착하게 윤동민을 마크했다. 윤동민의 크로스를 발로 막아냈다. 1만 6000여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공격 전개 상황도 빨랐다. 정성룡은 볼을 잡으면 지체없이 전방으로 연결해주었다. 수원 역습의 발단이었다. 도움 상황도 비슷했다. 빨리 최전방으로 연결하겠다는 생각으로 차준 볼이 도움으로 연결됐다. K-리그 사상 10호 골키퍼 도움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정성룡은 "전방으로 빨리 연결하라는 주문을 받는다. A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다. 킥이 자신있었는데 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 당시에도 내가 빨리 차주면서 구자철의 두번째 골을 이끌어낸 적이 있다. 좋은 무기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성룡은 2008년 7월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와의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에서 골을 넣은 적이 있다. 이번에도 5년만의 공격포인트였다. 이에 대해 정성룡은 "수원월드컵경기장과 인연이 많은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3일 후에 열리는 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슈퍼매치에 대해서는 "지금 이순간부터 준비하겠다. 자는 거 먹는거 다 신경써서 좋은 경기 하도록 하겠다. 자만하지 않고 준비하다보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수원=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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