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야구팬을 '멘탈붕괴'에 빠뜨린 백미는 5월8일 인천 SK-두산전이다. 두산팬에게는 이른바 '508참사'라 불리는 게임이다.
당시 두산은 1회에만 9점을 얻었다. 4회까지 11-1, 사실상 끝난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SK는 벤치멤버를 대거 기용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6회 4득점 이후 8회 5점, 9회 2점을 얻어내며 13대12의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다점수차 역전승이었다. 두산은 이날 역전패의 후유증으로 5월 혼란의 시기를 겪어야만 했다.
그리고 열린 9월12일 인천 SK-두산전. SK 선발 김광현은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두산 타선은 단 1개의 안타만을 얻어냈다. 당연히 7회까지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반면 SK는 착실하게 점수를 보탰다. 1회 선두타자 조동화의 2루타와 최 정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얻은 SK는 2회 정상호의 투런홈런으로 착실히 도망갔다. 4회에도 박정권의 2루타와 박재상의 적시타로 4-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6회는 승부에 쐐기는 박는 것 같았다. 최 정의 좌선상 2루타와 박정권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 찬스에서 김강민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어 투수의 실책과 정상호의 3루수 앞 땅볼 때 김강민이 재치있게 홈을 밟았다. 3루수 이원석이 1루에 던지는 사이 김강민이 빈틈을 노렸다. 재치있는 주루플레이도 있었지만, 두산 수비의 실책성 플레이의 성격이 짙었다. 결국 7-0. 실책까지 겹친 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두산의 패배는 명확한 듯 보였다. 경기내용이나 흐름 모두가 그랬다.
하지만 엄청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8회 두산은 2점을 만회했다. 김재호의 좌전안타와 이종욱의 좌선상 2루타, 그리고 상대 실책이 겹쳤다. 그런데 중심타선인 김현수와 최준석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결국 9회 두산의 라인업은 민병헌 홍성흔 김재호를 제외하곤 모두 벤치멤버로 채워졌다.
9회 선두타자 홍성흔이 중전안타를 쳤다. 임재철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 상황에서 백업포수 최재원이 좌측펜스를 넘기는 120m 대형 스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스코어는 5-7.
그라운드에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결국 SK 벤치는 마무리 박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오재원의 기습번트가 내야안타가 됐다. 하지만 김재호가 중견수 플라이, 박건우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경기는 이대로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민병헌이 다시 중전안타를 치며 추격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타석에는 김현수의 교체로 들어선 김동한. 2B 1S에서 박희수의 투심이 가운데로 몰렸다. 김동한은 그대로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겨버렸다. 데뷔 첫 홈런. 그것도 결승홈런이었다.
거짓말같은 대역전극. 기세가 오른 두산은 최준석 홍성흔의 연속볼넷에 이은 임재철의 우전안타로 추가점까지 냈다. 결국 두산은 9대7로 믿을 수 없는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결국 두산은 8회 이후에만 9점을 내며 7점차를 역전하는 또 다른 기적을 만들었다. '508참사'를 '912대첩'으로 만든 대반전이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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