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나 큰 기회인데…."
미래는 희망이자 마약이다. 현재가 아파도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한 버틸 수 있다.
최하위 한화도 꿈을 꾼다. 미래가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 김응용 감독, 젊은 선수 기용이 부쩍 늘었다. 미래를 위한 투자다. 감격의 데뷔 첫 승 기록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16일 대전구장에서도 탄생했다. 6년차 잠수함 투수 정대훈이다. 1-2로 뒤지던 4회부터 선발 이태양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자칫 KIA로 넘어갈 뻔 했던 초반 흐름. 정대훈이 온 몸으로 막았다. 2⅓이닝 동안 10명의 타자를 상대하며 1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깜짝 호투를 펼쳤다. 정대훈이 버티는 사이 4회 타선이 대폭발해 승리투수가 됐다. 늦깎이 투수의 데뷔 첫 승. 경남상고-동의대를 졸업한 뒤 2008년 한화에 2차 5라운드로 입단한 정대훈은 불운에 발목이 잡혔다. 2009년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선수 생활 지속에 있어 위기였다. 일단 경찰청에 입대해 군 복무를 마쳤다. 제대 후, 기회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기약 없는 타향의 2군 생활이 이어졌다. 그러다보니 정작 부산에 있는 부모님에게 등판 소식도 알리지 못했다. 첫 승을 올린 뒤 정대훈은 부모님 이야기부터 했다. "그동안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죠. 사실 2군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까 1군에 있다는 사실도 말씀드리지 못했어요. 며칠 전 전화와서 '2군 리그 끝났는데 집에 안 오냐고 물으시더라구요."
아홉수라는 스물아홉에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둔 늦깎이 투수. 그에게 아홉수는 새 야구인생으로 전환하는 긍정적 변화의 에너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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