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A대표팀 감독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쉼표가 없었다.
청소년, 아시안게임,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 보직을 변경하며 어린 선수들과 동고동락했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시티) 김영권(광저우 헝다) 등은 10대 때부터 홍 감독과 함께했다. 홍 감독은 런던올림픽 후 잠깐 시간이 나자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좌, 러시아 안지에서 지도자 연수를 했다.
이들을 바라보는 눈빛은 여전히 특별하다. 그는 "자식과도 같은 선수들"이라며 애정을 표현했다. 이들도 홍 감독을 누구보도 잘 알고 있다. 홍 감독은 "결국 감독은 선수와의 감정 교류가 제일 중요하다. 너희 생각을 얘기해보라고 하는데 어린 선수들도 처음에는 미적거렸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김영권은 말대꾸까지 한다"며 웃었다.
하지만 감독직을 수락한 배경에는 칼이 숨겨 있었다. 그는 "그들과 어떤 관계인지 잘 알지 않느냐. 내 새끼들 때문에 솔직히 A대표팀 감독이 버거웠다. 걔네들을 잘라야하는 데 그럴 자신이 없었다"며 "그러나 러시아에서 고독하고 힘든 생활하면서 느꼈다. 올림픽대표팀 멤버도 목을 쳐낼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 그래서 감독직을 수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쟁의 끈을 월드컵 때까지 이어갈 것이라는 철학도 잊지 않았다. "누가봐도 지금 오른쪽은 이청용 뿐이다. 맞는 말이다. 볼턴에서도 혼자서 다 하더라. 하지만 그것도 위험한 생각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덜컥 부상하기라도 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월드컵 첫 경기까지 우리 팀에 붙박이 주전은 없다. 선수들도 끝까지 긴장을 해야할 것이다."
왼쪽 윙백에 박주호(26·마인츠) 윤석영(23·QPR) 김진수(21·니가타), 3명을 뽑은 이유도 설명했다. 홍 감독은 "사실 윤석영은 이번에는 안 뽑으려고 했다. 그런데 3명의 성향이 모두 다르다. 박주호는 소속팀에서 워낙 수비에 신경을 많이 쓰라고 지시해서 공격 가담 능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내 축구는 윙백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야 한다. 그럼 면에선 박주호는 부족하다. 김진수는 언론에서 잘한다고 하지만 아직 멀었다. 경험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차라리 윤석영까지 불러 다 훈련시켜보자고 해서 뽑은 것"이라고 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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