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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은퇴식' 최동수, 못다한 뒷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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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서울라이벌 두산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었다. LG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5대2로 승리를 거두며 한화에 패한 넥센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됐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LG 최동수의 은퇴식에서 최동수가 행가레를 받고 있다.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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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최고령 야수 LG 최동수. 5일 은퇴식을 치르며 20년 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후배들의 노력에 LG는 극적으로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은 직후 은퇴식이 열렸다. 후배들은 최동수를 위해 이런 극적인 시나리오를 써내려갔는지도 모른다. 이를 지켜보던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내가 본 은퇴식 중 최고"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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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 밟아보지 못한 아쉬움

최동수는 경기 후 자리를 뜨지 않은 수많은 팬들 앞에서 영광스러운 은퇴식을 치렀다. 팬들이 자신을 향해 응원가를 불러주고, 자신도 팬들에게 은퇴소감을 밝힐 때는 감격에 벅찬 눈물을 살짝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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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쉬웠던 건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 서지 못했던 것. 경기 전 시구를 했지만 정식 선수로 그라운드에 서는 느낌은 또 다르다. 사실 LG와 김기태 감독은 최동수에게 마지막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끝까지 노력을 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을 시켰다. 상황만 만들어지면 대타로 출전시키겠다는 의지였다. 최동수도 이날 경기 전 오랜만에 후배들과 같이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했다. 연습타격 때 홈런도 3개나 쳤다. 최동수는 "안타를 꼭 쳐보겠다. 눈 감고 휘둘러보겠다"라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최동수의 마지막 경기 출전은 무산됐다. 극적인 2위 등극이 눈앞인 상황에서, 6개월이 넘게 제대로 훈련,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최동수를 투입하는 것은 무리였다. 8회말 5-2로 달아난 상황에서 지명타자 이병규(9번)가 타석에 들어선 순간이 마지막 찬스였지만, LG 입장에서는 3점 리드로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김기태 감독은 "이병규가 출루하면 대주자로라도 내보내려 했는데"라며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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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베테랑 최동수가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서운해 했을리는 없다. 최동수는 경기 후 "이렇게 멋진 자리를 만들어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LG가 서울라이벌 두산과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었다. LG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5대2로 승리를 거두며 한화에 패한 넥센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서게 됐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LG 최동수의 은퇴식에서 최동수가 김기태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10.05/
"재능이 없어 노력을 한 게 여기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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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수는 지난 20년 간의 선수 생활을 돌이켰다. 최동수는 잠실구장의 외야 관중석을 바라보며 "정확히 7년 동안 2군 생활을 했다. 젊은 후배들은 내가 2군 생활을 한 자체를 모르더라. 그만큼 오래 전 일"이라며 "2군에 있을 때 혼자 외야 관중석에 찾아와 1군 경기를 지켜봤다. 관중들이 내 이름을 연호해주는 상상을 하며 훈련을 했다. 당시 김동수(현 넥센 코치) 선배의 응원가를 들으며 나도 꼭 이 자리에 서겠다고 다짐했는데 결국 그 응원가를 물려받았고, 내가 동수형보다 더 오래 그 응원가를 들으며 선수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인간이라면 아무리 뛰어난 성적을 올렸더라도 떠나는 길에서는 후회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최동수는 "후회는 없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나는 재능이 많이 야구를 오래 한 게 아니다. 재능이 없어 남들 이상으로 노력을 했다. 아마, 훈련량으로만 따진다면 내가 프로선수를 통틀어 최고였을 것이다. 자부한다. 그래서 남들보다 오랜 시간 야구를 했다. 미련도 없고 후회도 없다"고 강조했다.

최동수에게 LG 줄무늬 유니폼의 의미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었다.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인양, 애지중지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94년 중앙대를 졸업하고 LG에 입단한 후 15년 동안 LG에서만 활약했다. 2010년부터 2년 간 SK에서 뛰기도 했지만 그는 결국 트윈스의 품으로 돌아왔다. 최동수는 "프로 입단할 때 이 줄무늬 유니폼을 얼마나 입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리고 이 유니폼을 입고 은퇴를 하게 됐다. 자신이 뛰었던 팀에서 은퇴한다는 자체가 나는 큰 복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수는 김기태 감독의 뜻을 받들어 은퇴 후 지도자 수업을 받게 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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