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썬더스 주장 김승현(35)은 2000년대 초반 농구판에 혜성 처럼 등장한 영스타였다. 프로 초년병이었던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이기도 했다. 그랬던 그는 2007~08시즌을 기점으로 경기당 평균 득점이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그의 최대 장점이었던 어시스트도 줄기 시작했다. 부상과 방황이 시작됐다. 그리고 이면 계약 파동에 휘말려 2년 여 동안 코트를 떠났다가 2011~12시즌 삼성 썬더스 유니폼을 입고 돌아왔다. 지난 시즌 초반 부상으로 고전하면서 경기당 평균 2득점, 2어시스트에 그쳤다. 과거 김승현의 톡톡 튀는 상큼한 플레이를 기대했던 다수의 팬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몸은 무거워보였다. 생기 넘쳤던 눈빛도 온데간데 없었다. 김승현에게 더이상 기대하지 않는 게 낫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그는 이번 2013~14시즌을 준비하면서 체지방을 4%대로 낮췄다. 몸에서 불필요한 체중이 줄였다. 새롭게 캡틴 역할도 맡았다.
삼성 썬더스는 김승현이 가장 힘들 때 손을 잡아주었다. 삼성에서도 김승현 정도의 전국구 스타가 필요했다. 이번 시즌은 김승현이 삼성에서 뛰는 세 번째 시즌이다. 그동안은 준비기간이었다. 명예회복을 할 시점이 됐다.
이제 그의 나이와 경력을 감안하면 더이상 악동 이미지는 어울리지 않는다. 요즘 김승현은 개인 욕심을 내려놓은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김동광 감독은 지난 13일 KGC와의 홈 개막전에서 3쿼터 중반 김승현이 수비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고 판단, 벤치로 불러냈다. 삼성은 KGC를 꺾고 첫 승을 거뒀다.
김승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원래 내 농구 스타일이 욕심부리는 건 아니다. 5분 이든 10분이든 내가 원하는 농구를 하면 된다. 패스 미스를 많이 하면 벤치로 나와 있으면 된다. 제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내가 기분이 좋게 플레이를 해야 감독님도 좋아하신다."
그 자리에서 김승현은 왜 자신이 경기 도중 교체 아웃됐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기자들이 김 감독의 말을 전해주자 "제가 수비를 잘 하는 편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예전 처럼 코트 안팎에서 톡톡 튀지 않는다. 묵묵히 조직의 한 구성원으로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김승현은 "출전시간에 대한 욕심은 없다. 팀이 이기기 위해서라면 충분히 벤치에 나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김동광 감독이 김승현에게 기대하는 건 경기 템포 조절과 어시스트다. 삼성 농구가 경쟁력을 더 끌어올리고 화려해지기 위해선 김승현을 잘 활용해야 한다. 김승현의 꺾인 기를 살려줄 필요가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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