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전에 이어 또 다시 '원맨쇼'였다. 브라질전에서 부진했던 이청용(볼턴)이 강력한 모습으로 귀환했다. 이청용은 15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말리와의 친선경기에서 홀로 2도움을 기록하며 '홍명보호의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브라질전과는 또 다른 세상이었다. 브라질전에서 오른 측면 날개로 선발 출격한 이청용은 자신만의 영리한 움직임과 개인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의 공격이 브라질의 강력한 수비에 막혀 힘을 내지 못한 것도 한 원인이지만, 네이마르(바르셀로나) 헐크(제니트) 오스카(첼시) 등 막강 공격진이 포진한 탓에 수비에 집중하느라 공격 기회를 많이 갖지 못했다. 이청용은 브라질전이 끝난 뒤 "돌파도 잘 되지 않았고, 패스미스도 많았다. 팬들과 동료들에게 미안한 경기였다"며 자책했다.
3일 뒤 열린 말리전, 심기일전했다. '붙박이 윙어'로 선발출격해 홍명보호의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브라질전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전반 초반부터 활발했다. 이청용이 고군분투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자 이근호(상주)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볼프스부르크) 등이 화답했다. 발재간, 스피드, 상대의 수비를 허무는 영리한 몸놀림 삼박자에 말리의 측면 수비수 쿨리발리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전반에 충분히 예열을 마친 이청용은 후반에 '특급 도우미'로 변신했다. 1-1로 맞선 후반 1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센스있는 왼발 칩샷으로 문전으로 파고들던 손흥민에게 볼을 찔러줬다. 말리 수비진의 시선을 모두 빼앗는 센스 넘치는 왼발 패스에 말리 수비진이 허물어졌고, 손흥민이 통쾌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센스로 첫 도움을 만들어낸 뒤 이청용은 발재간으로 두 번째 도움까지 완성했다. 후반 12분, 말리 수비수 3명을 뚫고 페널티박스까지 진입한 뒤 가볍게 패스를 흘렸고, 김보경이 왼발로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한국에 세 번째 골을 선사했다.
그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충분했다. 이청용은 3-1로 앞선 후반 26분 교요한(서울)과 교체됐다. 쌀쌀한 날씨에 손을 비비던 천안의 축구팬들도 '에이스의 퇴장'에 두 손을 다 내줬다. 이청용은 천안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빠져 나왔다. 공격력 부진에 고민을 거듭하는 홍 감독도 이청용의 등을 따뜻하게 두드려줬다. 홍명보호 에이스의 완벽한 귀환이었다.
천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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