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잔치의 마무리, 한국시리즈 1차전.
1차전 1회 투수와 타자의 대결이 중요하다. 시리즈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기싸움의 무대.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도 중요하다.
1차전 선발에게 1회는 넘어가야 할 통과의례다.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경기 전체의 호흡과 페이스가 달라질 수 있다.
1회의 공방. 양 팀이 달랐다. 결과는 삼성의 승리. 두산이 삼자범퇴로 물러난 반면 삼성은 2사 후 박석민의 솔로홈런으로 기선 제압을 했다. 배경이 있었다. 테이블세터의 승부 차이였다. 두산 톱타자 이종욱은 첫 아웃을 쉽게 당했다. 공 2개만에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다. 2번 정수빈도 4개만에 삼진. 윤성환의 긴장이 살짝 누그러졌다. 김현수의 타구는 1루 옆 2루타성이었지만 1루수 채태인이 기막힌 다이빙 캐치로 걷어냈다. 윤성환을 구한 호수비였다.
삼성 테이블세터 배영섭 박한이는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배영섭은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박한이 역시 6개를 던지게 했다. 15개의 승부. 힘겨웠던 승부 후 박석민에게 던진 초구 슬라이더가 높은 쪽으로 실투가 됐다. 초구부터 노림수를 가지고 나온 박석민이 거침 없이 돌린 배트에 그대로 걸렸다. 선제 솔로홈런이었다.
삼성은 1-3으로 역전을 허용한 2회말에도 노경은을 괴롭혔다. 채태인 이승엽의 연속 범타로 쉽게 넘어가나 싶었던 이닝. 2사 후 하위타자인 김태완 이정식 정병곤이 끈질긴 승부로 노경은의 투구수를 늘렸다. 두산으로선 가급적 빠르게 넘어가야 했던 하위 3타자. 이들은 노경은에게 무려 23개의 공을 더 던지게 했다. 정병곤은 그 와중에 폴대를 살짝 비켜가는 파울 홈런으로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결국 2회를 마친 노경은의 투구수는 무려 49개였다. 3회에도 삼성의 끈질긴 투구수 늘리기는 이어졌다. 비록 삼자범퇴로 물러났지만 집요하게 노경은을 괴롭혔다. 선두 배영섭이 7개의 공을 던지게 했고, 박석민도 10구 공방 끝에 땅볼로 물러났다. 3회를 마친 시점에 노경은의 투구수는 무려 70개. 불펜이 불안한 두산임을 감안하면 경기 후반을 기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효율적인 삼성의 초반 공격 전개였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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