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야구는 '지키는 야구'에 익숙해 있다. 삼성 마운드는 최근 몇 년 간 국내야구에서 최고로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2011년과 지난해 강력한 마운드를 앞세워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그런 삼성이 가장 싫어하는 경기가 바로 선발 투수가 무너질 때다. 어느 팀이나 선발이 무너지면 그 경기를 뒤집기가 어렵다. 그런데 특히 삼성이 그렇다. 게다가 가장 믿는 투수가 어이없게 조기강판될 경우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게 한해 농사를 결정하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나왔다면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 1선발 윤성환이 24일 대구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기대이하의 경기력을 보였다. 대량 실점 후 조기 강판됐다.
윤성환은 1-0으로 앞선 2회초 집중타를 맞고 3실점했다. 2사 1,2루에서 연속으로 적시타 3방을 맞았다. 8번과 9번 하위 타순의 최재훈 손시헌 그리고 1번 이종욱에게 단타를 맞았다.
5회 또 실점했다. 두산 4번 타자 김현수에게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후 최준석 홍성흔에게 연속으로 단타를 맞고 또 폭투로 한 베이스씩을 더 허용했다. 그리고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이원석에게 중월 2타점 3루타를 맞았다. 삼성은 1-6으로 끌려갔다.
윤성환은 4⅓이닝 동안 무려 10안타(1홈런 포함) 6실점(6자책)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윤성환이 가장 안정적이기 때문에 1차전 선발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윤성환은 삼성 선발 투수 중 가장 제구력이 좋은 투수인 건 분명하다. 올해 정규 시즌에서 13승,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또 그는 지난해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과 5차전에 선발 등판 2승을 책임졌다. 류 감독으로서는 윤성환을 믿을만했다. 윤성환은 올해 두산을 상대로 정규시즌 4경기에 등판, 1승3패, 평균자채점 5.91로 부진했다. 그렇지만 윤성환은 9월 17일 두산전 마지막 등판에서 6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 승리 투수가 됐다. 그 기분을 살린다면 충분히 통할 것으로 봤다.
그래서 윤성환과 가장 호흡이 잘 맞는다는 포수 이정식을 선발로 투입했다.
하지만 윤성환-이정식 배터리는 두산의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지 못했다. 두산 타자들이 마치 윤성환의 투구 패턴을 알고 치는 것 같았다. 윤성환의 1회초 피칭은 공에 힘이 실렸다. 직구 구속은 140㎞를 약간 밑돌았지만 회전이 좋아 종속에 힘이 느껴졌다.
하지만 윤성환-이정식 배터리는 2회초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스타로 떠오른 최재훈에게 가운데 몰린 직구를 던져 적시타를 맞았다. 최재훈은 펀치력이 있고 직구를 잘 치는 선수다. 그리고 손시헌에게 던진 낮은 슬라이더가 또 적시타로 연결됐다. 손시헌은 스트라이크존의 낮은 쪽에 강점을 보이는 선수다.
윤성환-이정식 배터리는 두산 선수들을 분석하면서 많은 준비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얻어 맞았다. 그것도 2아웃에서 하위 타순에 경기를 넘겨주는 동점타와 결승타를 허용했다.
5회 3점을 내줄 때도 삼성 배터리는 마구 흔들렸다. 윤성환은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잃어갔다. 직구 스피드가 130㎞ 중반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공이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몰렸다. 이정식은 윤성환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블로킹하지 못하면서 주자들에게 한 베이스씩을 더 내줬다.
삼성의 통합 3연패 시니리오가 첫 판부터 어긋났다. 그 바람에 정상으로 가는 길이 험난해졌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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