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13 시즌 프로농구. 문경은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SK는 개막전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상대 리카르도 포웰에게 허무하게 버저비터를 얻어맞으며 79대80으로 역전패했다. 주변에서는 "역시 모래알 조직력의 SK"라고 수군거렸다. 하지만 개막전 충격을 털어낸 SK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바람 나는 놀라운 경기력으로 연승행진을 이어갔고, 결국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3~2014 시즌 프로농구. 문 감독에게는 오히려 첫 시즌보다 더욱 부담스러운 시즌. LG와의 홈 개막전에서 승리하며 기분좋게 출발했지만 이튿날 KCC와의 전주 원정경기에서 19점차 충격적인 대패를 당했다. 시즌 전까지 최약체로 꼽히던 KCC였기에 주변에서는 한 번 더 "다른 팀들이 준비하는 사이 SK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며 이번 시즌이 힘겨울 것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SK는 서울 라이벌 삼성을 꺾고, 껄끄러웠던 상대 동부를 완파하는 등 다시 4연승을 달렸다.
문 감독은 26일 안양 KGC전 승리 후 "2년 연속 똑같다. 의외의 일격을 당한 후 연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팀 분위기가 매우 좋다. 더 좋은 분위기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7일 강호 모비스전만 잘 넘긴다면 지금의 상승세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음을 암시했다.
지난 시즌에는 감독, 선수 모두 자신들조차 그렇게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성적을 낼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즌을 맞았다. 그렇게 허무하게 개막전을 내줬다. 하지만 이튿날 동부전에서 반대로 93대92 1점차 극적인 승리를 따내며 반전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렇게 무너지면 안된다고 선수들이 똘똘 뭉쳤다. 그렇게 삼성-모비스-오리온스-KT를 차례로 물리쳤다. 이 때 정규리그 우승의 기반이 만들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닌 기분좋은 연승이었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 KCC전 패배가 약이 됐다. 팀의 주포 박상오는 "사실 부담스러웠던 LG와의 개막전을 이긴 후 선수들이 KCC전을 조금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며 "KCC전 아픔이 우리들에겐 좋은 약이 됐다. 그 이후 심기일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문 감독부터 위기 의식을 느꼈다고 한다. KCC전 완패의 이유는 팀의 원투펀치인 김선형과 애런 헤인즈가 완벽히 봉쇄당했기 때문. 문 감독은 멀리 봤다. 경기 후 박상오 최부경 변기훈 주전급 선수들 3명을 불러 맥주를 한 잔씩 사주며 솔직하게 얘기를 나눴다. 김선형과 헤인즈를 제외한 다른 선수들도 공격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픈 마음을 문 감독이 캐치했다. 이튿날, 곧바로 박상오와 변기훈을 중심으로 한 공격 패턴을 짰다. 이후 SK 연승의 원동력이 된 건 변기훈, 박상오가 돌아가면서 맹활약을 해준 덕분이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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