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골이 터지지 않는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30일 부산전에 앞서 스트라이커 김신영(30)의 골침묵에 대해 묻자 고개를 갸우뚱했다. 최 감독은 "개인 능력은 가지고 있는데 이상하게 골이 터지지 않는다. 동작이 커서 세밀함이 떨어진다. 섀도 스트라이커를 맡고 있는데 케빈에 비해 감각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 때는 '득점머신'으로 불렸던 김신영이었다. 1m86의 장신인 그는 한양대 시절인 2004년 대학선수권에선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동시에 차지할 정도로 골을 잘 넣었다.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다. 그러나 K-리그와는 인연이 닿질 않았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부상을 했다. 일본 J-리그행을 택했다. 그러나 J-리그의 벽은 높았다. J-리그에선 2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후 사간도스-반포레 고후-에히메FC등 J2-리그 팀을 전전하며 134경기에 출전, 28골-15도움을 올렸다. 5시즌 동안 '눈물 젖은 빵'의 의미를 되새긴 그는 지난시즌 처음으로 K-리그 무대를 밟았다. 전남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K-리그 클래식 3개 팀이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관심이 컸다.
스포츠탈장으로 K-리그 데뷔가 늦은 가운데 여름 이적시장에서 트레이드됐다. 전북 소속이던 '장신 스트라이커' 정성훈과 유니폼을 바꾸어 입었다. 전북에는 최전방 공격수가 즐비했다. 주로 벤치만 달궜다. 11경기에 나섰지만,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지난시즌 부진의 책임도 감수해야 했다. 연봉 50% 삭감을 받아들였다. 연봉 사인은 에이전트에게 맡겼지만, 직접 구단 관계자를 찾아 머리를 숙였다. "올시즌 진가를 보여주겠다"며 다부진 각오도 전했다.
올시즌 전 동계훈련에선 기대감을 높였다. 최고의 몸 상태를 보였다. 최 감독도 이동국 케빈 등과 함께 최상의 공격 옵션으로 낙점했다. 그러나 축구인생의 골 가뭄은 계속됐다. 주로 이동국의 백업 멤버로 후반 교체출전했지만 결과물을 얻지 못했다. 8월 말 이동국의 부상으로 주전이 됐지만, 골대 앞에선 '고양이 앞에 쥐' 신세였다. 문전 앞에서의 침착함과 공격시 쇄도에 대한 위치 선정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단점을 한 가지씩 줄여갔다. 그리고 30일 부산전에서 한(恨)을 풀었다. 시즌 마수걸이 골을 폭발시켰다.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케빈이 헤딩으로 떨궈준 볼을 잡아 아크 서클 왼쪽에서 강력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북맨'이 된지 15개월 만이었다. 이번 시즌 11경기 만이었고, 총 22경기 만이었다. '밑바닥 인생'을 아는 김신영의 포기하지 않은 끈기와 성실함이 만들어낸 득점 스토리는 감동, 그 자체였다.
전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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