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엔 40승 안 나올 것 같은데요."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1라운드 중반 이런 전망을 내놓았다. 10개팀이 6라운드, 팀당 총 54경기를 치르는 프로농구에서 정규리그 우승팀이 40승을 기록하지 못한 건 지난 2008~2009시즌이 마지막이었다.
2009~2010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모비스(40승14패)을 시작으로 40승 시대가 열렸다. 사실 이전까진 40승을 찾기 힘들었다. 정규리그가 54경기로 열리기 시작한 2001~2002시즌 이후 2003~2004시즌 TG(현 동부, 40승14패)를 제외하면 모두 40승 미만이었다. 그만큼 각 팀간 전력차가 크지 않았다. 절대강자가 없었다.
하지만 2009~2010시즌 이후 이듬해부터 KT(41승13패), 동부(44승10패), SK(44승10패)까지 모두 높은 승률로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두 시즌동안 동부와 SK는 단 10패만을 기록하며 최다승률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인 모비스는 강력한 우승후보 중 한 팀이다. 그가 40승 우승팀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본 이유는 바로 중위권의 치열한 경쟁 탓이다.
40승 이상 우승팀이 나오기 시작했을 땐, 상하위권 팀의 격차가 뚜렷했다. A클래스와 B클래스로 나뉘어도 될 만큼 격차가 컸다. 2009~2010시즌엔 6강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네 팀 모두 20승을 거두지 못했을 정도다. 대개 1~5위 혹은 6위까지 팀과 하위팀의 격차가 컸다.
6강 플레이오프란 제도 탓에 생긴 일이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혹은 시즌 초반부터 성적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팀이 나오게 된다. 다음 시즌 드래프트를 기약하면서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때 신인드래프트에서 경희대 빅3를 영입하기 위한 '져주기 논란'에 프로농구가 몸살을 앓으면서 제도가 대폭 변경됐다. 다음 신인드래프트부터는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한 나머지 8개팀이 동일한 확률로 추첨하게 된다. 이젠 굳이 시즌을 조기에 마감할 필요가 없어졌다.
유 감독은 외국인선수의 수준도 올라갔다고 진단했다. 지난 시즌엔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로드 벤슨 두 외국인선수로 쉽게 갔지만, 맞부딪혀보니 이번엔 전체적인 외국인선수 수준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SK와 모비스는 이번에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KT가 예상외로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슈퍼루키 두경민이 가세한 KCC도 1라운드 호성적을 거뒀다. 전체 1순위 신인 김종규가 본격적으로 가세한 LG는 앞으로 더욱 단단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력 상승 요인이 남아 있는 동부와 KGC도 반격을 노린다.
모처럼 도래한 춘추전국시대다. 시즌 초반부터 일찌감치 순위싸움에 김이 새는 것보단 분명 좋은 현상이다. 대형신인들의 가세 등으로 호재가 찾아온 프로농구가 다시 중흥기를 맞을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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