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한테 미안합니다."
윤성효 부산 감독은 17일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 기자회견이 끝난 후에서야, 비로소 속내를 살짝 드러냈다. 4연패에 빠진 '친정' 수원에 대한 인사였다. "서정원 감독에게 미안해서 경기 끝나고 인사도하러 못갔다"고 했다.
윤 감독의 부산은 이날 14개의 슈팅을 쏘아올렸다. 공격에서 수원을 압도했다. 임상협이 후반 37분 결승골을 꽂아넣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마지막 티켓 한장을 걸고 4위 서울을 맹추격중인 수원에 1대0으로 승리했다. 직전 인천전 승리에 이어 스플릿 리그 이후 첫 연승을 달렸다. 갈길 급한 수원을 4연패 늪에 빠뜨렸다. 이날 승리로 수원와의 올시즌 4차례 맞대결에서 2승2패, 균형을 맞췄다. 인천을 누르고 6위로 올라섰다. 윤 감독은 뒤늦은 상승세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 질문에 "너무 잘하면 안된다. 내년이 있기 때문에 적당히 성적을 내야 한다"고 농담해 폭소를 자아냈다. "상위 그룹 꼴찌에서 벗어나 6위로 올랐다. 일단 그걸로 만족한다. 나는 한단계한단계 올라가고 싶다. 꼴찌만 안 하고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부산은 24일 서울전, 27일 울산전을 앞두고 있다. 강팀과의 마지막 승부를 앞둔 윤 감독은 패기만만했다. "나는 강팀하고 하는 게 더 편하다"고 했다. 4위 경쟁중인 서울은 수원 시절부터 '윤성효 부적'으로 대표되는 '천적'이다. 부산이 막판 4위 전쟁의 키를 쥐었다. 이날 경기전 감독실에서도 윤 감독은 스마트폰으로 1시간 먼저 시작한 서울-인천전을 관전하고 있었다. 우승전쟁, 4위전쟁의 키를 쥐고 있다는 말에 윤 감독은 "우리한테 잘 보여야죠"라는 특유의 농담으로 답했다. 확률이 높진 않지만 울산의 우승을 좌우할 수도 있다. 윤 감독은 알듯말듯 묘한 화법으로 답했다. "홈에서 우승컵을 들게 하는 건 좀 그렇네요."
'고춧가루'라는 표현에 대해선 단호하게 대응했다. "우리가 '고춧가루'라기보다는 할일을 해야 한다. 매경기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게임에 임하겠다." 당당한 각오를 밝혔다.
부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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