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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 감독의 우울한 가을은 변화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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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를 마치고 돌아온 SK 이만수 감독은 "선수들이 마무리 훈련을 잘 소화해 내년 전지훈련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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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우울한 팀을 꼽으라면 SK 와이번스를 빼놓을 수 없다.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SK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력 보강도 전혀 하지 못했다. 9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정근우가 팀을 떠났고, 2차 드래프트에서도 5명의 유망주들을 잃었다. 2차 드래프트에서 뽑은 3명 말고도 한화로부터 정근우의 보상선수 1명을 받기로 돼 있지만, 아직까지 수혈은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상태라면 내년에도 큰 희망을 걸기 어려운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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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에 시선이 쏠렸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SK는 10월27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35일 동안 이만수 감독의 지휘 아래 강도높은 마무리 훈련을 실시했다.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덕분'에 모처럼 마무리 훈련의 기간과 집중도를 높일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했는데, 40일 가까운 기간 동안 선수들이 잘 따라와줬다"며 "작년, 재작년 할 때와는 눈빛이 달랐다.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아서인지, 정근우가 빠져서 그런 것인지 참으로 열심히 해줬다. 코치들도 의욕적으로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힘썼다"며 만족스러워했다.

하지만 전력 보강 작업을 여기에서 멈출 수는 없다. 우선 정근우의 공백을 어떤 방식으로든 메워야 한다. 공수에 걸쳐 정근우가 차지했던 비중을 생각하면 주축 투수를 트레이드해서라도 스타급 내야수를 영입할 수도 있지만 현실성은 떨어진다. 이 감독은 내부 자원을 활용하기로 했다. 경쟁 체제로 선수들의 기량과 감각을 높이는 수 밖에 없다. 이 감독은 "나주환도 있고, 신현철도 데려왔다. 김성현도 부쩍 성장했다. 이들이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경쟁을 하면 충분히 메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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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타자는 거포로 윤곽을 잡았다. SK는 올시즌 던졌던 레이예스, 세든과는 재계약하기로 했다. 야수 한 명을 뽑아야 하는데 아직 후보들의 윤곽이 나온 것은 아니다. 현재 스카우트팀이 도미니칸윈터리그에서 쓸만한 후보들을 물색중이다. 이 감독은 "처음에는 내야수쪽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자료를 보니 수비는 괜찮은데, 공격 쪽에서 약하더라. 정근우보다 못한 공격력이면 쓸 수 없지 않은가"라면서 "지금은 중장거리 타자쪽으로 기울었다. 스카우트팀이 자료를 보내오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SK는 정근우 잔류를 전제로 오른손 거포 타자를 영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근우가 떠나면서 내야수까지 후보군에 포함시켜야 했다. 이 감독의 말대로 수비도 좋고 타격도 괜찮은 '용병 내야수'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비활동기간 선수들의 훈련도 관리하기로 했다. 3일 이승호 엄정욱 전병두 정영일 등 8명의 선수가 괌으로 재활훈련을 떠났다. 이 감독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선수들에게 비활동기간 컨디션 유지에 각별한 신경을 쓰도록 주문했다. 이 감독은 올초 전지훈련을 떠날 당시 '체성분'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들을 명단에서 제외했다. 체성분, 즉 근육량과 지방량, 그리고 체중 등의 항목에서 일정한 기준을 통과해야 전지훈련에 참가할 수 있었다. 전유수 김광현 엄정욱 채병용 박희수 박정배 등 주축 선수들이 체성분 테스트 기준에 미달해 미국 플로리다 1차 전지훈련에서 빠졌다. 파격적인 조치였지만, '해당 선수들이 겨울에 따뜻한 곳에서 훈련을 하지 못하게 됐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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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내년초 전지훈련 명단도 체성분 테스트를 토대로 작성할 계획이다. 1년에 걸친 체성분 평균치를 통과해야 한다. 물론 선수들마다 그 기준은 다르다. 이 감독은 "(성 준)수석코치를 통해 내년 전지훈련서 (몸만들기 과정없이)곧바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컨디션을 유지하라고 전했다. 특히 12월이 중요하다. 친구들도 만나고 하지 못했던 일 하는 것은 좋지만, 술 너무 먹지 말고 틈틈이 운동을 해야 한다"면서도 "마무리 훈련을 모두 잘 해줬기 때문에 지금의 컨디션을 유지하면 체성분 테스트는 모두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변화의 바람을 수용한 SK는 지금 새로운 출발을 시도하고 있다. 우울했던 가을이 이 감독과 SK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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