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이 '한국 철저분석'을 외치고 있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일본 대표팀 감독의 조언이 카펠로 감독을 깨웠다. 카펠로 감독은 10일(한국시각) 러시아 일간지 스포츠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친구인 자케로니 감독이 한국을 아주 조심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줬다"며 "한국은 매우 심각하게 바라봐야 할 상대다. 전력을 철저하게 분석하겠다"고 말했다. 본선 조추첨 직후 한국에 대해 특별한 언급 없이 만족스럽다는 말을 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카펠로 감독과 자케로니 감독은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경쟁했던 라이벌이다. 출발점은 다르다. 자케로니 감독은 질병과 부상으로 20세에 현역에서 은퇴해 펜션 직원과 보험대리점장 등을 전전하다 10년 만에 아마추어팀 감독으로 지도자 인생을 시작했다. 반면 카펠로 감독은 현역시절부터 AC밀란 등 명문팀을 두루 거치며 이탈리아의 간판스타로 입지를 굳혔다. 지도자 전향 뒤에도 자케로니 감독이 아마추어팀부터 밟고 올라온 반면, 카펠로 감독은 1987년 친정팀 AC밀란에서 곧바로 감독대행에 선임되면서 엘리트 특혜를 받았다. 자케로니 감독은 1998년 AC밀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비로소 주목을 받았지만, 카펠로 감독은 1990년대 초반 이미 AC밀란의 전성기를 이끌면서 성공을 거뒀다. 두 지도자는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세리에A 무대에서 활약하며 1차례씩 우승을 나눠가진 바 있다.
두 지도자의 인연은 러시아가 브라질월드컵 본선 H조에서 한국을 만나게 되면서 다시 이어졌다. 카펠로 감독은 발빠르게 자케로니 감독을 찾았다. 2010년부터 일본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자케로니 감독은 현역 해외 지도자 중 한국을 가장 잘 아는 감독이다. 2010년 10월 A매치(0대0 무)를 시작으로 2011년 카타르아시안컵(2대2 무·PK 3-0)과 2011년 8월 친선경기(3대0 일본 승), 2013년 동아시안컵(2대1 일본 승) 등 4차례나 한국과 A매치를 치르면서 무패(2승2무) 중이다. 카펠로 감독에게 '한국통'인 자케로니 감독은 최고의 조언자다.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는 말을 실현한 카펠로 감독의 공략법이 얼마나 통할 지는 본선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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