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질긴 인연이다. 3년 연속 아시아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마주쳤다.
전북 현대가 3년 연속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에서 광저우 헝다(중국)와 한 조에 배정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북이 속한 G조는 '죽음의 조'로 꼽힌다. 올해 ACL 정상에 오른 광저우를 비롯해 일왕컵 우승팀이 한 조에 포함됐다. 험난한 행보가 예상된다.
가장 경계해야 할 팀은 광저우다. 세계적인 명장 마르셀로 리피 감독이 이끄는 광저우는 아시아 축구 시장의 상식을 벗어난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브라질 출신의 무리퀴(이적료 350만달러·약 37억원)와 엘케손(이적료 750만달러·약 79억원), 아르헨티나의 콘카(이적료 1000만달러·약 106억원)를 영입해 아시아를 제패했다. FC서울을 꺾고 아시아 정상과 입맞춤했다. 아시아 팀들에는 두려움의 대상이다.
전북은 역대전적에서 1승2무1패로 호각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 2년간 광저우에 적잖이 괴롭힘을 당했다. 2012년 전북은 H조 조별리그 홈경기에서 광저우에 1대5로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원정에서 3대1로 승리를 거두며 설욕했지만 홈에서 당한 패배가 도화선이 돼 끝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반면 광저우는 H조 1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2013년 만남의 초점은 '복수'에 맞춰졌다. 그러나 전북은 두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승부를 내지 못했다. 광저우와 전북은 각각 F조 1, 2위로 조별리그 문턱을 넘었다. 이후 행보는 엇갈렸다. 전북은 가시와 레이솔(일본)에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고 광저우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전북으로선 3년 연속 조별리그 만남이 지겨울만 하다. 또 상대의 강한 전력이 두려울만도 하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과 달리 전북은 광저우를 반겼다. 조추첨 결과를 받아든 이철근 전북 단장과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다. "광저우 헝다가 반갑다. 잘 붙게 됐다."
전북에 광저우는 두려운 존재가 아닌 반가운 상대일 뿐이었다. 최 감독은 "3년 연속 잘 붙었다. 내년에 정말 진검승부 한 번 펼칠 수 있게 됐다. FC서울이 우승을 내준 광저우를 우리가 깨주겠다"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악연일까, 인연일까.' 최 감독에게 질문을 던지자 흥미로운 답이 돌아왔다. "악연일수도 있고 인연일수도 있는데 이걸 악연이 아니라 좋은 쪽으로 만들어야 한다. 광저우가 콘카도 이적하고 멤버도 바뀌니 내년 시즌에 체크를 해봐야 한다. 우리도 선수 보강을 할 것이다. 광저우 한 번 붙어보자!"
이 단장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광저우가 반갑다. 우승으로 가기 전에 한 번은 넘어야 할 산인데 미리 (조별리그에서) 붙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두려움은 전혀 없다"며 웃음을 보였다. 전북 구단도 광저우와의 만남을 '익숙함'으로 정리했다. 전북의 관계자는 "2년 연속 광저우 답사를 다녀왔는데 내년에 또 가게 됐다. 익숙한 곳이니 시간과 비용을 최대한 절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주판알을 튕겼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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