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16일 외국인 타자로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펠릭스 피에(28)를 영입했다. 발이 빠르고, 타격 실력도 갖추고 있어 테이블 세터로 활용한다는 것이 김응용 감독의 생각이다.
99년부터 2006년(2003년 제외)까지 7시즌 동안 한화에서 뛰었던 제이 데이비스를 연상시키는 외야수다. 외국인 선수는 "뚜껑을 열어봐야 진짜 실력을 알 수 있다"고는 하나, 피에는 스펙이나 나이를 봤을 때 충분히 기대를 걸 수 있는 선수다.
그러나 한화는 타선보다 마운드 보강이 더욱 시급한 팀이다. FA 정근우와 이용규, 외국인 야수 피에를 영입했으니 타선 보강은 다 이뤘다고 보면 된다. 이제 한화 타선은 어느 팀과 비교해도 파워와 기동력에서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투수진, 특히 선발진은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올시즌 붙박이로 자리를 잡은 송창현과 유창식이 선발 후보로 여겨질 뿐, 에이스라 부를 수 있는 투수는 없는 실정이다. 결국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2명에게 의존하는 수 밖에 없다. 바티스타와 이브랜드를 모두 포기한 한화는 그 이상의 실력을 지닌 투수들을 물색중이다.
2명 가운데 한 명은 윤곽이 드러났다. 20대 중반의 젊은 오른손 투수로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의 '오케이' 사인이 떨어져 한화는 이미 협상을 시작한 상황이다. 하지만 해당 선수가 메이저리그를 목표로 하고 있는 유망주인 만큼 협상이 뜻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나머지 한 명은 스카우트팀이 도미니칸윈터리그를 다녀와서 만든 후보 리스트에서 찾고 있다. 한화 김종수 운영팀장은 "오른손, 왼손 유형은 중요한 기준이 아니다. 무조건 바티스타보다는 좋은 투수라야 한다. 몇몇한테 국한시키지 않고 여러 후보들 중에서 신중하게 고르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마음에 드는 투수는 몸값이 비싸고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돼 있어 사실 '좋은 선발감'을 데려오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그러나 FA 시장에서 137억원을 쓴 한화는 마운드 강화가 지상과제인 만큼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만일 외국인 투수를 잘못 데려온다면 한화는 내년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된다. 타선을 보강해 놓고 투수진 때문에 4강에 오르지 못한다면 또다른 종류의 비난이 쏟아질 것이 분명하다. 한화 구단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최정상급 투수를 영입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 감독도 시즌이 끝난 뒤 "투수진 보강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FA 시장에서 삼성과 재계약한 장원삼을 노렸던 것도 이 때문이다. 최소한 10승 이상을 할 수 있는 에이스급 투수가 필요하다. 이번에 데리고 올 외국인 투수들에게 그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에서 외국인 투수가 두자릿수 승수를 올린 것은 지난 2007년 세드릭 바워스가 기록한 11승이 유일하다.
한화는 늦어도 크리스마스 이전에는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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