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게 가난한 청년, 부잣집 둘째딸. 둘의 만남은 소설적 요소가 있을 듯하다. 그런데 정작 드라마틱한 것은 둘의 치열한 삶이다. 둘은 고물상을 시작했다. 그들에게는 남들이 버린 박스 한 장이 따뜻한 밥이었고 꿈이었다. 낡은 1톤 트럭과 빚, 3평 정도의 작은 작업장이 전부였다.
밤새 폐지를 수거하고 분류하면서 "하루 2만 원씩만 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가졌다. 지금은 수백 평 규모의 1·2·3공장, 5톤 집게 차 4대, 2.5톤 탑차와 다수의 1톤 트럭을 보유한 연매출 30억이 넘는 고물상으로 성장했다.
이 예사롭지 않은 삶의 내용이 '3평 고물상의 기적(다음생각)'이란 책에 담겨 세상에 나왔다. 기적 같은 주인공은 젊은 고물상 이석수씨 이야기다. 그에겐 특별한 힘이 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꼭 내년에는 이렇게 될 거야"라고 아내와 직원들에게 약속한 말은 기필코 현실로 만들었고, 상처와 아픔으로 인생의 바닥까지 내려갔던 사람들을 모두가 CEO처럼 일하는 최고의 직원으로 탈바꿈시켰다.
뿐만 아니라 고물 가격 공개부터 직원을 위한 복지와 업무환경 개선, 능력에 따른 파격적인 임금체계, 대기업도 놀라게 한 업무방식까지 기존 업계의 불문율과 세상의 편견을 깨뜨렸다.
24시간 꿈을 꾸듯 그의 작업장은 24시간 열려 있다. 먼 길을 달려온 1톤 트럭들을 환한 얼굴로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씨의 치열한 삶처럼, 그의 작업장처럼 긴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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