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저가 항공사 에어 아시아는 환불 규정이 있어도 환불이 어렵다.
환불불가 정책을 펼치던 외국계 저가 항공사 에어 아시아는 지난 10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을 받고 환불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에어 아시아의 환불 과정이 상당히 불편하고 소비자에게 불리하다는 민원이 계속 되고 있다.
에어 아시아는 말레이시아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에어 아시아를 통해 서울-호주 시드니 왕복항공권을 구입한 소비자 박모씨(29)는 당혹스러운 일을 경험했다. 박씨는 지난달 에어 아시아 홈페이지를 통해 친구들과 함께 2014년 5월 출발 예정인 서울-시드니 왕복 항공권을 프로모션 가격 70만원씩에 각각 3장을 구입했다. 그런데 일정에 변경이 생겨, 항공권을 취소하려고 하자 에어 아시아 측으로부터 황당한 답변을 들어야만 했다. 에어 아시아 측 상담원은 한국에서 호주까지의 편도 항공권은 환불이 가능하지만,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공권은 취소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상담원은 호주의 에어 아시아는 한국과 달리 환불불가가 규정이라 환불이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서울-시드니의 편도 항공권만 환불해준다는 것이다. 이런 대답에 박씨가 불만을 표시하자 상담원은 혹시 모르니 에어 아시아 본사측에 이메일을 보내 환불을 요청해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상담원은 따로 호주 에어 아시아 측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에어 아시아의 불성실한 답변과 환불의 어려움을 겪은 박씨는 친구들과 함께 스포츠조선 소비자인사이트(http://www.consumer-insight.co.kr)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재 박씨는 어쩔 수 없이 상담원이 제시한 것처럼 에어 아시아 말레이시아 본사 쪽에 환불 요청 이메일을 보내놓고 기약 없는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박씨가 에어 아시아 쪽에 이메일을 보냈어도, 환불불가 규정이 있는 호주에서 환불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받기란 현실적으로 요원해 보인다. 오히려 에어 아시아 측의 이메일 답변을 기다리는 동안 박씨는 불안한 시간만 보내고 있는 셈이다.
저가란 이유로 다른 국가에선 여전히 환불불가 규정을 따르고 있는 에어 아시아는 지난 10월 21일부터 한국에서만 환불규정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에어 아시아는 10월 21일 이전에 결제한 항공권에 대해선 여전히 환불이 불가능하고, 21일 이후부터 결제한 항공권에 한해 환불을 하고 있다. 또 출발일 3개월 전에만 100% 환불이 가능하고, 2달 전에는 90%, 1달 전에는 80%, 1달 이내 취소 시에는 70% 환불을 하고 있다. 박씨의 경우는 에어 아시아 규정에 따라 100% 환불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에어 아시아 한국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힐앤놀튼 담당자는 "에어 아시아는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환불규정이 있다. 저비용 항공사라 환불불가 규정이었지만, 소비자들의 요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환불규정을 만들었다. 박씨의 경우 왕복 항공권으로 예약해 예약번호가 1개인 경우라면 100% 환불이 될 것이다. 그러나 편도로 따로 예약할 경우엔 환불규정에 따라 한국에서만 환불이 되고, 다른 나라에서 예약한 건 환불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박씨는 왕복 항공권으로 예약번호가 1개임에도 여전히 호주에서 돌아오는 항공권은 환불이 불가능하다는 상담원의 반복적인 답변만 들었다. 결국 에어 아시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명령에 따라 한국에 환불규정을 만들었지만, 실제 소비자에겐 다른 국가의 에어 아시아 환불불가 규정을 이용해 환불을 어렵게 만드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셈이다.
또한, 에어 아시아는 현재 한국에 지사장 1명만 두고 있고 법인이 설립되지 않아, 정식으로 지사나 사무실이 없는 상태다. 한국 지사장 1명이 한국에서 벌어지는 에어 아시아 관련 모든 문제들을 책임지고 있는 비상식적인 구조다. 에어 아시아는 서비스와 관련된 중요한 업무들 대부분은 홈페이지를 통해 말레이시아 본사에서 운영을 하고 있다. 한국 고객을 상대하는 콜센터 역시 말레이시아에 있을 뿐만 아니라 회선도 적어 상담원과의 전화연결이 원활하지 못하다. 인터넷에선 에어 아시아 측 상담원과 통화하기가 어렵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저가 프로모션으로 고객만 유치하는 에어 아시아의 지금 같은 모습에서 고객 서비스를 기대하기란 어려워 보인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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