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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이칼럼]이대호과 소프트뱅크의 1루수 경쟁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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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6일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 세이부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의 정규 시즌 140번째 경기. 이날 세이부 라이온즈전은 오릭스의 올 해 마지막의 수도권 원정경기였고, 필자는 타격훈련을 끝낸 이대호에게 이런 말을 했다. "오늘이 제가 올 시즌 취재하는 마지막 날이에요." 그러자 이대호는 "아, 그러세요. 수고하셨습니다. 저도 여기서 뛰는 게 올 해 마지막이 될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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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이었는지, 아니면 이미 오릭스를 떠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대호는 약 한 달 뒤인 11월 14일에 다른 팀을 알아보기로 결정했다. 이대호는 내년 시즌 계약에 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저를 가장 원하는 팀에서 뛰고 싶어요"라고 했다. 오릭스도 당연히 이대호를 필요로했지만,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 소프트뱅크는 12월 24일 이대호와 계약을 발표했다.

물론, 이대호가 오릭스를 떠난 게 돈 때문만은 아니다. 이대호는 시즌 중에 몇차례 이런 부분을 내비쳤다. 이대호와 한국 프로야구 순위 경쟁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NC 다이노스가 7위로 선전하고 있었다. 필자가 "NC가 잘 하고 있다"고 하자, 이대호는 "7위인데 잘 한다고 할 수 있나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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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팀 NC의 선전을 높이 평가할 수 있겠지만, 이대호에게 7위는 잘 한다고 인정할 수 없는 순위였다.

그에게 잘 하는 팀은 우승경쟁을 할 수 있는 팀을 의미했다. 이대호가 뛰고 싶은 곳은 그런 팀이었다. 이런 면에서 지난해에 퍼시픽리그 6개 팀 중 최하위, 올 해에 5위에 그친 오릭스는 부족한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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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는 오릭스와 다르다. 올 해 5년 만에 클라이맥스 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으나, 2010년과 2011년에 연속으로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강팀이다. 내년 시즌에도 우승경쟁이 가능한 팀이다. 하지만 소프트뱅크에는 또 다른 경쟁이 있다. 수비위치 경쟁이다.

소프트뱅크에는 이대호와 같은 1루수가 적어도 4명이 있다. 올 해 주로 1루수를 나섰던 라헤아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고,나카무라는 3할 타율을 기록했다. 나카무라는 프로 2년째였던 2009년 소프트뱅크에서 연수를 받았던 장원진 두산 베어스 타격코치가 유망주로 꼽았던 좌타자다. 또 새 외국인 타자 카니자레스, 그리고 28세의 좌타자 아카시도 1루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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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까지 실적을 보면 주전 1루수는 이대호가 확실하다. 구단도 이대호가 주전 1루수로 활약해주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같은 포지션의 경쟁자 입장은 다르다. 이대호가 잘 하면 좋은 분위기를 함께할 수 있겠지만, 조금이라도 안 좋을 경우에는 '부진이 길어지면 내게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냉정하지만 일본 프로야구 강팀에는 이런 팀 내 경쟁이 심하다.

앞에서는 웃어도 뒤에서는 치열하게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게 소프트뱅크 1루수 자리다. 이런 경쟁이 이대호가 오릭스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자극제가 될 것 같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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