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군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체력측정. LG 트윈스가 지난해까지 2년간 실시하다가 중단했는데, 올해는 롯데 자이언츠가 체력테스트를 한다고 한다. 선수들은 비시즌 기간에 쉬면서 얼마나 충실히 운동을 했는가를 보여줘야 한다.
물론, 체력테스트는 선수를 괴롭히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다. 통과 기준이 굉장히 까다로운 것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선수 개인, 나아가 팀 전체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LG는 기준을 정해 체력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선수는 해외전지훈련 참가자 명단에서 제외했다. 해외전지훈련은 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의 첫번째 단계인데, 몸이 안 만들어진 선수를 구단이 큰 비용을 들여 데려갈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체력테스트는 비시즌 기간에 선수들이 나태해지는 걸 방지하고 선수단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 LG 김기태 감독이 체력 테스트를 구상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해외전지훈련 출발에 앞서 진행되는 체력테스트에는 기본적으로 선수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는 소속 구단과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간 계약을 한다. 12월과 1월, 두 달은 구단과 계약이 되어 있지 않은 기간이다. 구단 계약과 상관없이 선수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비활동기간이다. 그런데도 다수의 구단이 이 시기에도 형식적으로는 개인훈련이지만, 함께 모여 훈련을 하도록 유도했다. 구단과 감독은 선수 통제가 쉽고, 훈련 진행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단체훈련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올해는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가 각 구단에 강력하게 요청해 단체훈련이 거의 사라졌다.
사실 프로선수를 대상으로 한 체력테스트는 말이 안 된다. 자신의 몸이 자산인 프로선수가 최상의 몸, 최고의 컨디션을 만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일부 예외적인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절대다수의 선수가 스스로 훈련을 실시한다. 비시즌 기간에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을 키우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훈련에 집중한다. 또 자비로 해외훈련에 나서는 선수도 있다. 관점에 따라 다르게 평가할 수 있겠지만, 체력테스트는 프로에 남아있는 아마추어의 잔재라고 볼 수 있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체력테스트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는 체력테스트가 쇼라면서, 쇼를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보여주기 위한 식의 이벤트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난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LG는 체력측정을 폐지했고, 김시진 감독 첫해에 5위에 그쳐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롯데는 체력측정을 도입했다. 두 팀의 선택이 올해 어떤 식으로 나타날 지 궁금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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