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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이 기계의 힘을 빌리는데 대한 논란은 대부분의 스포츠에서 발생한다. 야구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야구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 심판의 영역에 칼을 댔다. 메이저리그(MLB)가 비디오 판독을 대폭 확대하는데 합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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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을 줄이기 위한 역사적인 첫 발걸음이라 할 수 있다. 2008년 비디오 판독이 처음 도입됐지만, 홈런 여부 판정에만 국한돼 있었다. 이젠 이를 포함해 총 13개 판정으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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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실질적으로 심판이 온전히 자신의 눈으로 판정하는 것은 스트라이크-볼 판정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판의 권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화다.
이 부분 역시 재미있다. MLB 사무국은 정확한 판독을 위해 구장마다 총 12대의 카메라를 지정 위치에 설치해 영상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본부에 대기중인 또다른 4명의 심판조가 판독 결과를 현장 심판진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MLB 사무국은 또다른 장치도 마련했다. 7회 이후에는 비디오 판독을 무조건 실시하는 게 아니라, 해당 경기 심판조 조장에게 재판독 결정권을 주기로 한 것이다. 심판들의 권한 위축에 대비한 조치다. 경기 막판 잦은 어필로 흐름이 끊기는 걸 막을 수도 있다.
비디오 판독 확대로 현재 오심 중 89% 이상이 해결될 수 있다고. 그렇다면 한국프로야구는 어떨까.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는 2008년 MLB의 홈런 판정 비디오 판독 도입 당시 1년 뒤 같은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인프라다. MLB는 모든 구장에 12대의 지정 카메라를 설치해 사각지대 없이 완벽한 기술적 판독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한다.
하지만 한국프로야구에선 여전히 중계화면에 의존해 비디오 판독을 하고 있다. 때론 중계카메라가 애매한 위치에서 홈런 타구를 잡아 비디오 판독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매경기, 방송사에 따라 중계카메라 위치가 달라지기에 홈런 타구에 대해 100% 공정한 판독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다.
기술적인 문제가 있어 당장 MLB를 100% 따라가는 건 무리다. 하지만 환경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도입에 걸림돌은 없다. 매년 한국프로야구를 강타하는 오심 사건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생각이다. 의지는 충분하다.
인프라적인 문제는 차차 만들어가면 된다. 당장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면, 중계화면의 힘을 빌어 판독할 수 있는 부분만 우선 도입해도 된다. 당장 외야 타구의 페어-파울 판정 정도는 다각도의 중계화면으로도 판정이 가능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