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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낳은 딸 은서는 이채원에게 단 하나밖에 없는 보배다. 하지만 운동 때문에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 은서가 세상에 나오기 한달전까지 스키를 탔다. 은서가 세상에 나온 뒤 단 3개월만 쉬었다. 산후 조리가 끝나자마자 엄마 이채원은 다시 선수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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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처음 시작은 호기심이었다. 열네살 때였다. 운동이 좋았다. 다니는 학교에 스키부가 있어 들어갔다. 알고봤더니 크로스컨트리 선수만이 모인 곳이었다. 그때부터 20년. 단 넉달만 빼고는 20년간 설원을 누볐다. 그리고 네번째 올림픽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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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도 있었다. 국제무대에서는 철저히 무명이었다.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부터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대회까지 출전했다. 성적은 최하위권이었다. 3차례의 대회에서 10개 종목에 나갔지만 40위 내로 들어가본 적이 없었다. 대부분 50~60위권이었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뼈를 깎는 노력을 했는데도 세계권과의 차이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 매 올림픽 때마다 기량 발전을 거듭하는 다른 나라 선수들을 보면서 자괴감에 빠졌다. 그럴때마다 주변의 격려에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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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채원은 딸 은서에게 개인 최고 성적을 내겠다고 약속했다. 은서를 낳느라 가졌던 4개월간의 휴식은 큰 힘이 됐다. 최근 몸상태도 좋다. 이채원은 30㎞프리스타일에 중점을 두고 있다. 30위권 이내 진입이 목표다. 약속을 하나 더 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이다. 그때가 되면 은서도 엄마의 동계올림픽 출전을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평창에 서려면 소치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어야만 한다. 이채원은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다짐했다. "엄마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자란 은서에게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 동계올림픽에서의 선전만이 답이에요."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