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지명타자로 변신한 선수까지 다시 수비훈련을 시작했다? NC 전지훈련이 경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NC의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바로 1루다. 현재 1루수 수비 훈련을 하는 이만 무려 6명이다. 전 포지션을 통틀어 가장 격전지로 떠올랐다.
외국인선수 에릭 테임즈의 가세가 1루에 무한 경쟁을 불러왔다. 지난해 주전 1루수 조영훈은 당장 자리를 위협받게 됐고, 3루수와 1루수를 겸하는 모창민 역시 마음을 놓을 수 없다. 주로 2군에서 시간을 보낸 조평호와 이명환 역시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 오랜만에 글러브를 들고 나타난 이가 가세했다. 바로 4번타자이자 주장인 이호준이다. 이호준은 지난해 수비 부담을 덜어주려는 김경문 감독의 의지에 따라 글러브를 내려놓고 타격에만 전념했다. 전문 지명타자로서 126경기서 타율 2할7푼8리 20홈런 87타점으로 회춘한 모습을 보였다.
이호준은 이번 스프링캠프에 1루수 미트를 따로 챙겨갔다. 다시 1루수로 나설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 새로 가세한 테임즈는 메이저리그에서 외야수로만 뛰어와 1루 수비에 있어 물음표가 달린 상황. 여차 하면 외야나 지명타자로 자리를 옮겨야 할 수도 있었다.
이호준은 팀을 위해 1루수 미트를 다시 잡았다. 스스로도 "난 주전 1루수가 아니다. 팀을 위해 수비에 대비할 뿐이다. 1루 수비를 볼 선수가 없을 때 들어가야 하지 않겠나. 난 스페어(spare)다"라고 말했다.
만약을 대비한 카드지만, 이호준은 누구보다 성실히 수비훈련에 임하고 있다. 1년간 아예 글러브를 내려놓은 만큼, 다시 수비를 몸에 익히는 과정에 있다. 물론 모처럼 수비에 나서 어색한 부분은 있다. 하지만 1루수로 뛴 경험이 있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물론 테임즈가 성공적으로 1루 수비를 해내면서 이호준의 1루 출전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1루수를 경험해 무난히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핸들링이 나쁘지 않아 빠르게 1루 수비에 적응하고 있다. 본인 역시 의욕적으로 수비훈련을 자청하며 1루수로 정착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래도 경기 후반 잦은 교체가 이뤄질 때, 수비가 가능한 선수가 있다는 건 팀에 큰 힘이 된다. 지난해 NC는 얕은 선수층으로 인해 고전한 바 있다. 분명 팀이 성장했다는 증거다.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이호준은 1루수 미트를 챙긴 데 대해 "나도 살 길을 찾아야지"라며 웃었다. 하지만 이내 "내가 1루 수비훈련을 하는 건 그만큼 우리 팀의 선수층이 두터워졌다는 의미다. 내가 경쟁을 하는 게 팀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정말 이호준의 말대로 되고 있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1군에 자리한 NC에 드디어 '경쟁'이 시작됐다. 2년차 시즌을 맞는 NC의 2014년은 어떤 모습일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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