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을 위해서라도 남은 경기가 중요하다."
14연패를 탈출한 꼴찌 동부. 강호 모비스를 꺾는 깜짝 이변을 연출하더니 KCC를 잡고 모처럼 만에 연승을 달렸다. 9일 삼성전에서 아쉽게 62대67로 패하며 3연승 도전에 실패했지만, 선수들이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졌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었던 경기였다. 이충희 감독의 자진사퇴 결정 이후 치른 4경기에서 동부는 반전의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
11승33패 최하위. 공동 7위인 삼성-KGC-KCC와 5경기 차이다. 남은 경기는 10경기. 사실상 탈꼴지조차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동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나름 의욕에 불타오르고 있다. 이유가 있다. 이번 시즌으로 농구를 그만할 팀이 아니기 때문이다. 당장 다음 시즌 명예회복을 할 발판을 이번 시즌 마무리 과정에서 만들어야 한다.
동부 성인완 단장은 어려운 시기, 감독대행 역할을 해야할 김영만 대행에게 딱 한가지를 주문했다고 한다. 성 단장은 김 대행에게 "절대 포기하지만 말아달라. 마무리를 잘해야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내년 시즌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 감독까지 팀을 떠나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져있을 선수들을 다독여 달라는 부탁이었다. 다행히 동부에서 오래 코치 역할을 해온 김 대행이 큰 시행착오 없이 선수단을 정비했다. 성 단장도 "김 대행이 숨겨진 실력을 발휘해주고 있는 것 같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선수시절부터 국가대표 슈터로 산전수전 다 겪어온 김 대행도 마무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있다. 김 대행은 "감독대행이 되고 처음 선수들에게 한 말이 있다. 목표의식을 갖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최대의 목표인 프로선수들에게 그 목표가 사라지면 플레이가 성의없어지기 마련. 김 대행은 선수들에게 "4할이면 4할, 5할이면 5할이라는 승률을 목표로 하자"라고 독려했다.
또 하나, 눈에 보이는 성적을 떠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자고 강조했다. 동부의 연패 과정을 보면 3쿼터 중반까지 경기를 잘하다가도 순간 상대에 흐름을 내주면 속절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선수들이 '아, 오늘도 이대로 지겠구나'라는 생각에 쉽게 경기를 포기해버린 것이었다. 김 대행은 삼성전 패해 후 "선수들이 1쿼터 상대에 많은 점수를 줬지만 그래도 끝까지 열심히 쫓아가준 부분은 긍정적"이라며 "한 경기 한 경기 포기하지 않고 승리하는게 내년 시즌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준비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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