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이 트위터에 남긴 사진 한 장. 그 여파가 컸다.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아직 계약도 되기 전인데 특정팀의 모자를 쓴 사진을 올렸다. 이로 인해 한국은 물론, 미국 언론도 난리가 났다. 미국 현지에선 한밤중까지 윤석민의 볼티모어행에 대해 수많은 말이 오갔다.
현지에선 이러한 윤석민의 행동을 '성급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폭스 스포츠의 켄 로젠탈 기자는 이튿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윤석민의 사진 공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누가 신체적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기도 전에 계약했음을 인정하겠나"라며 윤석민의 행동이 섣불렀음을 지적했다. 볼티모어를 비롯한 메이저리그 각 구단은 윤석민의 몸상태에 대해 확신이 없다. 어깨 부상 이후 부진했음을 이유로 들며 계약을 선뜻 진행시키지 못했다. 볼티모어를 비롯해 총 4팀이 윤석민의 피칭 모습을 직접 확인하기까지 했다.
또한 로젠탈은 볼티모어가 2년 전 일본인투수 와다 쓰요시와 계약에서 실패한 사례를 들었다. 볼티모어는 지난 2011년 말 와다와 2년간 총액 815만달러(약 86억원)에 계약했으나,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뒤 곧바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수술대에 올랐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은 와다는 계약기간 2년 동안 단 한 차례도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지 못했다. 볼티모어로서는 헛 돈을 쓴 꼴이었다.
볼티모어는 이후 메디컬 테스트 절차를 강화했다.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와다와 같은 사례를 미연에 방지하려 하고 있다. 실제로 볼티모어는 지난해 말 베테랑 불펜투수 그랜트 발포어를 영입했으나 신체검사 도중 문제가 발견됐다며 계약을 취소한 전례가 있다.
당시 메디컬 테스트 결과를 두고, 다른 팀들의 담당 의사들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과정과 결과를 검토해봐도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볼티모어는 매우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어 발포어와 계약을 취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깨 부상 전력이 있는 윤석민의 영입을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건 당연하다. 물론 윤석민은 볼티모어와 계약이 근접한 상황일 것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 이후 꾸준히 연결된 팀이었고, 볼티모어의 댄 듀켓 단장은 아시아 선수들을 선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윤석민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협상중 선수들이 SNS를 통해 내용을 발설하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랜 시간 새 소속팀을 찾아온 윤석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볼티모어 측이 메디컬 테스트에 대해 워낙 조심스러워서 그렇지, 사실상 볼티모어행이 확정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반대로 윤석민과 보라스 측에서 볼티모어를 향해 몸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도 공식적으로 계약이 발표되기 전임을 감안하면, 현지에서 '성급했다'는 반응이 나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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