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0m 경기가 열렸다. 4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한국 이승훈이 아쉬워하고 있다.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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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여일 전의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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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메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 섰다. 4년 전 밴쿠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스피드스케이팅 5000m였다. 그러나 끝내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6분25초61, 12위였다. 허무함을 넘어 자괴감마저 들었다. 숨고 싶었지만 그럴 처지도 아니었다. 가야할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틀간 후유증을 겪다 훌훌털고 일어났다. 오로지 1만m만 생각했다.
다시 무대에 올랐다. 밴쿠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1만m였다. 네덜란드의 독주가 예상됐지만 페이스가 상승했다. 훈련 때 12분40초대를 기록했다. 1만m의 세계 기록은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보유하고 있다. 12분41초69다. 올림픽기록은 4년 전 자신이 세운 12분58초55였다. 경기 때 떨어지더라도 12분50초대는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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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도 최적이었다. 크라머와 마지막 조에 배정됐다. "크라머와 뛰길 바랬다. 둘이 마지막 조에 배정돼 기분좋게 잤다. 다만 멋있게 하려했는데…." 그러나 메달 문턱은 넘지 못했다.
이승훈(26·대한항공)이 19일(이하 한국시각) 벌어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1만m에서 13분11초68을 기록, 4위를 차지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한 투혼의 레이스였다.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눈물겨운 4위였다.
19일 오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들레르 아레나 스케이팅 센터에서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10,000m 경기가 열렸다. 한국 이승훈이 힘차게 트랙을 달리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19.
초반은 전략대로 레이스가 운영됐다. "초반을 강하게 가지 않으면 승부를 낼 수 없었다." 인코스에서 출발한 이승훈은 2800m까지 속도를 높이며 레이스를 주도했다. 3분37초36의 기록은 먼저 올림픽신기록을 작성하고 레이스를 마친 요리트 베르그스마(12분44초45)보다 좋았다. 그러나 4400m부터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선두권과 2초 이상 차이가 나기 시작했다. 7600m까지 동메달이 가능한 3위 밥데용보다 나은 기록을 유지했지만, 막판 체력이 더 떨어지며 고개를 떨궜다. "너무 아쉽지만 5000m보다는 좋아졌다.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 하지만 연습 기록이 좋아 5000m 이후 더 페이스를 끌어올리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오버페이스가 된 것 같다. 역시 버텨내는 것이 숙제다. 체력이 더 필요한 것 같다."
네덜란드가 또 메달을 싹쓸이 했다. 함께 레이스를 펼친 최강 크라머는 은메달에 머물렀다. 12분49초02였다. 베르그스마가 금, 밥데용이 13분7초19를 기록, 동메달을 차지했다. "나뿐 아니라 모두가 네덜란드 선수들을 이기고 싶어한다. 하지만 될듯될듯하면서 안된다. 아쉽고, 지친다." 이승훈의 솔직한 심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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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또 갈 길이 남았다. 후배 주형준(23) 김철민(22·이상 한국체대)과 함께하는 팀추월이다. 한국 빙속은 팀추월의 불모지였다. 이승훈이 탄생하면서 후배들과 특급 조합을 완성했다. 이승훈은 공기저항을 막아내며 절반 이상을 앞에서 리드해야 한다. 21일 8강 첫 경기가 열린다. 물러설 수 없다고 했다. 팀으로 묶이는 최강 네덜란드의 금메달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과 러시아, 폴란드, 독일이 2~5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승훈 "이젠 팀추월에서 남은 전력을 다해 메달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 후배들이 나보다 더 좋다. 의욕적이고 욕심이 있다. 팀추월이 가장 재미있고 자신있는 종목이다. 지금까지 준비한대로 같은 패턴으로 하면 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대한민국 선수단의 처음을 장식한 그는 마지막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이승훈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