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돋힌 7분 드라마는 피겨 역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
4년 전 밴쿠버에서 기록한 쇼트프로그램(78.50점)과 프리스케이팅(150.06점) 최고 기록은 여전히 유효하다. 총점 228.56점도 역사로 남아있다. 피겨 불모지에서 이룬 기적은 세계 피겨사를 새롭게 작성했다. '피겨 여왕'이라는 훈장도 만국 공통어가 됐다.
김연아(24)가 23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벌어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갈라쇼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밴쿠버 금메달리스트인 그녀는 소치에서 은메달로 마무리했다. 색깔은 은빛이었지만 금빛보다 더 빛났다. 금메달 주인공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224.59점)지만 판정 논란에 묻혔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74.92점)과 프리스케이팅(144.19점)에서 완벽한 '클린 연기'를 펼쳤다. 점수는 219.11점이었다.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고, 진전한 소치의 주연이었다.
지구촌을 홀린 마법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하지만 그녀의 환상적인 연기는 영원히 가슴에 남을 것이다.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한 김연아, 그녀의 '아디오스(안녕) 이야기'를 들어봤다.
더 이상 미련은 없다
김연아의 입에서 첫 번째 등장한 말은 "홀가분하다"였다. 제한된 일상에서 새로운 자유가 시작된다. 그동안 매일, 매일이 특별했다. 먹는 것부터 걱정이었다. 예전에는 살찔까 봐 그랬는데 최근에는 나이가 들었는지 근육을 빨리 만들기 위해 의무적으로 고기를 먹었단다. "이걸 먹어야 힘을 쓰니까, 신경 써서 먹었다. 몸이 이상하게 느껴진다거나 아픈 것에 예민하게 신경 써야했다. 혹시 훈련에 지장을 받을까 예민해졌다."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끝을 반기고 있다.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모두 실수없이 성공적으로 마쳤다." 논란이 되고 있는 심판 판정은 머릿속에서 지우기로 했다. 생각할수록 더 아프다. 득이 없다. 김연아는 "전에도 편파 판정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다. 그때마다 저보다 주변에서 더 열을 내더라"며 희미하게 웃었다. 그리고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올림픽이라는 큰 대회, 주목받는 많은 대회여서 더 그런 것 같다. 난 그것에 대한 아무 미련도 없다. 끝났다는 것에 만족한다. 잘했기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소치, 그리고 상상의 그늘
주니어 때 부터 세계 최고였다.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것이 2006~2007시즌이다. 7년이 흘렀다. 지존 김연아도 느끼는 분위기가 있다. "점수가 안나올거라는 생각은 안했지만 좋은 점수는 기대 안했다. 분위기상 그런 부분에 대한 예상이 가능했다. 기대를 너무 많이하면 실망도 크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점수가 예상한 만큼 안나오는 대회도 있었다. 경기 전에 많은 상상을 한다. 순위가 2등으로 떨어졌을 때 크게 놀라지 않았다. 오로지 금메달 따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무덤덤했다." 하지만 그녀의 말에서 거대한 벽이 느껴졌다.
쇼트프로그램을 앞두고 뭔지 모를 불안에 휩싸였다. 점프 감각이 사라져 맨몸이라고 느낄 정도로 최악이었다고 했다. 다행히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프리스케이팅, 다른 선수들의 '점수 인플레이션'은 감지했다. 맨 마지막에 나선 김연아는 "다들 조금씩 실수했다는 말을 들었다. 전체적으로 점수가 높더라"며 "사람이니까 신경이 쓰일 테지만, 이번엔 진짜 끝이니까 신경이 안 쓰이더라. 마음이 가벼웠고 연습도 열심히 했으니까. 쇼트프로그램에서는 긴장을 많이 해서 '잘 못하면 어쩌나' 걱정도 했는데 '90%는 나오겠지'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그녀의 예상은 현실이었다. 2위였다. 연기가 끝나자 '아 힘들어, 끝났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한다.
어머니와 아사다 마오
김연아의 그림자인 어머니 박미희 올댓스포츠 대표도 늘 그랫듯 소치를 지켰다. 박 대표는 김연아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당초 김연아는 외부에 숙소를 잡았지만 환경이 여의치 않아 선수촌에 입촌했다. 결전이 끝난 날, 기자회견과 도핑 테스트로 어머니를 만나지 못했다. 딸의 무대를 마음 졸이며 지켜봤던 어머니, 때론 투정도 부렸지만 모든 것을 감내했던 딸의 마지막 무대였다.
김연아는 어머니의 이야기에 떨렸다. 눈가가 충혈됐다.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점수에 대한 얘기가 많이 있어서 '끝났으니 너무 열받지 말라'고, '후련한 자유를 즐기자'고 하시더라. 은메달 딴 것에 대해서는 '금메달은 더 간절한 사람에게 줬다고 생각하자'고 했다."
동갑내기인 아사다 마오(일본)는 10년 라이벌이다. 엎치락뒤치락하다 밴쿠버 대회 이후 아사다는 더 이상 김연아의 적수가 아니었다. 아사다는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충격적인 점수를 받았다. 55.51점이었다.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142.71점을 기록했다. 아사다는 연기가 끝난 후 진한 눈물을 흘렸다.
김연아는 아사다를 가장 기억에 남는 라이벌로 꼽았다. "너무 오랫동안 비교를 당했고. 경쟁도 했다. 경쟁은 다시는 없을 것 같다. 둘 만큼 꾸준히 비교당하고 같이 경기하고 그런 선수는 없었다." 그래서 마음이 더 갔다. 김연아는 "아사다는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고, 나는 한국에서 주목받는 선수였다. 비슷한 것이 많았다"며 "그 선수가 연기할 때 난 몸을 풀고 있었다. TV로 봤는데 아사다의 눈물에 나도 울컥했다"고 했다. 김연아와 아사다, 라이벌 시대도 이별이었다.
마침표가 아닌 또 다른 쉼표
7세 때 처음으로 은반과 만난 김연아, 그리고 17년이 흘렀다. 자신과의 싸움에 지치고 또 지쳤다. '그만하자', 포기하고 싶을 때도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었고, 마지막까지 그 약속을 지켰다.
끝이나서 모든 짐을 내려놓았다는 것에 행복해 했다. 제2의 인생해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이제 끝났기 때문에 휴식이 먼저다. 그렇다고 마냥 놀고만 있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이다. 여유있게 생각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김연아는 과연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을까. "나라는 선수가 있었다는 것, 그것만 있으면 만족할 것 같다." 김연아는 신이 대한민국에 내려준 축복이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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