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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은 과묵한 남자다. 그런 평가에 대해 일일히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새 팀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묵묵히 운동에 전념했다. 지난 1월15일부터 치러지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이대형은 배트를 새롭게 쥐었다. 고마운 조력자도 있다. 학창시절을 함께 보냈던 '절친' 신종길. 이대형보다 더 오랜 침체기를 보내다가 지난해 새로운 성공신화를 썼던 신종길은 그런 이대형을 한껏 격려하고 있다. 스스로의 새로운 각오와 친구의 격려 속에 이대형은 마음의 짐을 모두 털고 새로 야구에 눈을 뜨는 중이다. 'KIA 맨'으로 스프링캠프에서 탈바꿈 중인 이대형, 그리고 KIA의 간판 타자로 자리매김한 신종길과의 우정과 경쟁에 관한 대담.
운동하는 건 어디서나 다 마찬가지다. 특별히 적응하는 데 어려운 점은 없다. 친구인 신종길이 (적응을 위해) 많이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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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그간 야구를 너무 못했지 않나. 누구의 빈자리를 메운다는 것보다는 야구를 다시 잘 할 수 있는 게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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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광주제일고) 졸업 후 12년만에 다시 한 팀에서 뛰게 됐다. 그런데도 마치 어제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것처럼 편안하다. 예전처럼 같이 뛸 수 있다는 게 약간 설레기도 한다. 우리끼리 파이팅 포즈도 함께 만들기도 하고. 하여튼 무척 좋다.
중학교 때 대형이는 투수를 하고, 나는 2루수를 했다. 그런데 타순은 1-2번을 맡았다. 그때부터 무척 많이 뛰었다. 그러면서 달리기 내기도 많이 했다. 학창시절에는 선배들이 매점에 심부름을 시키면 초시계로 누가 더 빨리 갔다오나 시간을 쟀다. 컵라면 들고 뛰기가 제일 힘들더라. 또 대형이 집에 자주 놀러갔는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집까지 전력 질주를 했던 일도 많았다. 조금이라도 먼저 도착한 사람이 엘리베이터에 탄 뒤에 모든 층의 번호를 눌러버리는 바람에 늦게 온 사람은 무조건 계단으로 뛰어올라와야 했다. 하여튼 스피드로는 서로에게 안지려고 했다.
-한때는 도루왕도 했었다. 새 팀에서 신종길과 같이 팀의 스피드를 이끌어야 할 텐데(이대형)
최근에 야구를 너무 못해서 솔직히 얼만큼 하겠다는 말을 하기가 어렵다. 분명한 것은 친구와 다시 함께 뛰게되어 편하다는 것. 그리고 야구를 다시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강하다는 것이다. 워낙에 종길이가 작년에 잘 했으니까 나는 종길이한테 많이 배워야 한다.
그냥 야구 얘기보다 편안한 얘기를 많이 한다. 알아서 잘 하지 않을까. 편안한 마음을 갖는게 중요한 것 같다. 그런데, 무엇보다 FA로 돈 많이 벌었는데 밥 좀 샀으면 한다.
-지난해 드디어 잠재력을 터트렸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성적이 좋았다. 올해 더 잘해야한다는 부담은 없나(신종길)
부담감보다는 계속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작년에 도루가 29개였는데, 올해는 40개 이상 하고싶기도 하다. 나와 대형이가 스피드를 갖췄으니 많이 뛰면 상대 투수들도 꽤 고생시킬 것 같고, 그럼 우리팀이 전체적으로 좋아지는 게 아닐까. 서로 그런 얘기도 많이 한다.
-각자 특성이 다른 만큼 목표도 다를 것 같다. 친구끼리 힘을 합쳐 해내고 싶은 기록은 뭐가 있을까.
일단 많이 나가서 뛰어야겠지만, 함께 100도루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100도루 하면 팀 200도루도 충분히 할 것 같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